배민 창업자 김봉진, 재산 절반 이상 사회 환원…5000억대 추산

카카오 김범수 지난 8일 5조원 이상 추정액 기부 발표에 이어진 행보

[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앞으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지난 8일 선언한 데 이은 행보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세계적인 기부단체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가 김 의장 부부를 회원으로 인정하고, 이들 부부의 서약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지난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이후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동참했다.

 

더기빙플레지는 10억달러(약 1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김 의장의 재산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며 받은 DH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해 최소 1조원대에 이르고, 이중 절반 이상인 5000억원 이상을 기부하게 되는 셈이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저와 제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면서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면서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라고 했다.

 

김 의장은 기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1호 가입자로 이름을 올렸다. 더기빙플레지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회원 간 약속과 선언 형태로 이뤄진다. 김 의장의 더기빙플레지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25번째(아시아에서 7번째) 더기빙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나라가 됐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경우 지난 8일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주 등 총 10조원이 넘는다. 이에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의 규모는 5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벤처 창업가들의 이같은 과감한 기부 행보는 특히 부의 대물림에 몰두하는 기존 재벌들의 모습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벤처창업가 김범수 의장에 이어 배민 창업자 김봉진 의장의 재산 사회 환원은 기존 재벌기업들과는 다른 선택”이라며 “코로나19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창업자 등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18일(한국시간)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에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된 김봉진(오른쪽), 설보미 부부. 사진/우아한형제들

 

조문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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