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음악이 사라졌다"…카카오M-스포티파이 음원 계약 만료에 K팝 팬 애꿎은 피해
전 세계 스포티파이 서비스서 카카오M 음원 사라져
글로벌 최대 K팝 유통 창구 사라진 셈
카카오M 비판 목소리, 애플 뮤직 때와 달라
2021-03-03 17:16:13 2021-03-03 17:41:53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스포티파이와 카카오M의 음원 유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글로벌 K팝 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스포티파이와 카카오M의 계약 만료로 해외 스포티파이에서도 아이유·임영웅·에픽하이 등 카카오M이 보유한 음악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선 카카오M이 글로벌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장악을 우려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포티파이의 한국 상륙은 찻잔속 태풍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현재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사용자는 약 28만명 수준이다. 업계 1위 사업자인 멜론(카카오M)은 약 832만명(점유율 32%)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 시장 내 스포티파이의 부진에 대해 아이유나 에픽하이 등 카카오M 음원이 없다는 점 외에 한국 사용자를 끌어들일 현지화 전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광고 포함 무료 듣기 서비스가 제외된 것과 더불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요금제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점 등 UX·UI 문제가 국내 사용자에게 불편함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선 점유율이 낮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M이 최근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 2016년 애플 뮤직의 국내 상륙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카카오M은 당시 애플 뮤직과도 음원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사업자를 옹호하는 여론이 강했던 과거의 분위기와 달리 이번에는 카카오M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인들이 K팝을 가장 많이 접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매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14년부터 K팝 플레이리스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K팝 팬들은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등 K팝 아티스트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듣고 있었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이래 K팝 플레이리스트는 2000% 이상 성장했다. 한국 서비스 공식 론칭 이전인 지난 2020년 스포티파이 K팝 부문 상위 10팀은 106억7000만회가 넘는 재생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애플 뮤직의 경우엔 국내 진출 이전에는 K팝 음악을 유통하지 않았다. 국내 음악 외에도 애플 뮤직이 한국 서비스로 들여온 해외 음원 또한 본국인 미국에 비해 그 수가 적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애플 뮤직을 사용하려 한다면 가격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미국 계정으로 이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카카오M은 이번 스포티파이와의 협상 난항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KAKAOM_OUT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케이팝을 위해 음원 유통산업의 독과점 방지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스포티파이와 카카오M은 모두 최대한 빨리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스포티파이 측은 "1년 반 넘게 논의를 지속해왔으나 신규 글로벌 라이선스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를 범위로 하는) 기존의 라이선스가 만료돼 안타깝다"며 "현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M측도 협의가 중단됐거나 무산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카카오M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 계약 조건을 협의하던 중에 해외 서비스 계약 만료일이 돌아왔다"며 "저희는 기존 해외 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가고 국내 서비스 계약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했으나, 스포티파이 측에서 정식 서비스 국가에서는 음원 계약을 별개로 하지 않는 것이 정책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음원 유통 통로가 좁아져 피해를 입고 있는 아티스트 측과의 관계에 대해선 카카오M은 "관련 내용에 대한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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