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코나EV’ 리콜 분담비용에 합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현대차(005380)는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 흥행에 집중해 전동화 전략의 기반을 다진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8일 해외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이날 컨콜에서는 코나EV 리콜비용 반영으로 인한 2020년 4분기 경영실적 변동 등의 내용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작년 4분기 실적에 코나EV 리콜에 따른 충당금으로 3866억원을 반영했다. 지난해 10월 기반영한 389억원까지 합하면 총 금액은 425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410억원에서 1조2544억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7813억원에서 2조3947억원으로 줄어들면서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후 역대 최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현대차와 LGES가 최근 코나EV 리콜 분담비용에 합의했다.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분담 비용을 두고 장기간 갈등을 벌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합의가 도출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이번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 신뢰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당초 전망보다 빨리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코나EV 악재를 뒤로하고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전용 모델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 아이오닉5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됐고 가격은 기본 트림(익스클루시브)이 5200만~5250만원, 고급 트림(프레스티지)은 5700만~5750만원이다.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최대 300만원)과 서울 기준 구매보조금 1200만원을 반영하면 기본 트림은 3000만원 후반대 금액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글로벌 판매목표로 올해 7만대, 내년 10만대를 제시했으며, 이달 유럽, 내달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5일 사전계약을 실시해 첫날에만 계약대수가 2만3760대에 달했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이지만 ‘더 뉴 그랜저’가 2019년 11월에 세운 1만7294대를 넘어 역대 첫날 사전계약 기록을 세웠다. 이달 4일 기준으로 3만5000대를 넘기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코나EV 사안을 마무리한 현대차는 아이오닉5 흥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현대차
유럽에서도 지난달 3000대 한정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했으며, 첫날 1만여명이 몰리면서 배정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내년에는 ‘아이오닉6’를 선보이면서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기차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들이 등장하게 된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아이오닉5의 글로벌 흥행 여부로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대수가 12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오닉5의 목표 대수는 높은 수준”이라면서 “한국과 유럽에서 높은 관심을 받은 아이오닉5가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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