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정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놓고 산업간 물고 물리는 반도체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시작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디스플레이 업계로 번지면서 패널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차랑용 반도체를 넘어 정보기술(IT)·가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는 IT 제품의 필수 부품이다. 코로나19에 따른 TV,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수요가 증가하며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반도체 공급 불안으로 차량을 원활하게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업계에도 슬슬 영향을 미치는 조짐이다.
한정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놓고 산업간 물고 물리는 반도체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사진/ 뉴시스
디스플레이 업계는 TV, 노트북, 태블릿 등의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직접회로(DDI)' 공급 부족을 우려한다. DDI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는 모든 IT 제품에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DI 부족 현상이 올 3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DI 수요 대비 공급률은 2019년 3.3%에서 2020년 1.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올해는 1.1%까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DDI가 부족하니 패널 단가 상승을 부추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1일 기준 55인치 LCD TV용 패널 평균 가격은 203달러로 전달보다 8% 상승했다. 패널 가격이 200달러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LCD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두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업계는 패널 생산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DDI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 패널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IT 제품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제품 생산에 영향이 미칠까 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업계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특정 제품이 아닌 반도체 전반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반도체 공급난이 금방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량은 정해져 있는데, 반도체가 필요한 제품과 관련 수요는 늘었다"며 "자동차 반도체 생산을 늘릴 경우 다른 제품 생산은 줄일 수밖에 없으니, 전 산업에 연쇄적인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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