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상응한 대응'을 경고하자 북한은 '자위적 권리'를 내세우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시화되는 4월 중순 이후 한반도 정세가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21일 순항미사일에 이어 2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순항미사일 발사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이라고 웃어넘기자 북한은 바로 다음 날 유엔(UN)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TV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대북 경고 메시지다.
그러자 북한 군부서열 2위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담화에서 "우리 국가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도발"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대양건너 교전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도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실시됐다는 뜻이며, 상황에 따라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4월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까지 추가 도발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다소 수위 조절을 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꾸준히 상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암묵적으로 용인해온 수준이다. 결국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의 자세도 바뀔 것이라는 신호인 셈이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 참관 대신 평양시내 도심에 지어질 주택단지 시찰 등 민생행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최우선 관심사가 군사력 확충보다 대북제재 해제 등 경제문제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번 주 후반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대면회의 이후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동맹 및 역내 국가들과의 협의를 통한 공동 대응'이라는 기조다. 이에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주문하는 우리와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는 일본의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버스 시제품을 살펴봤다고 2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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