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의 명운이 달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내곡동 땅 의혹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투표율 등이 선거의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은 야권의 우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변수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막판 두 후보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드는 흐름으로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선거 전 막판 변수로 내다봤다. 오 후보가 해명 과정에서 '말 바꾸기' 등으로 빌미를 주면서 더불어민주당 공세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결정적 한방 없이 현 상황이 선거 당일까지 이어진다면 지리한 공방만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집중해 온 내곡동 이슈 외에는 특별하게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의혹 관련) 동영상이나 사진이 나온다거나, 부인할 수 없는 어떤 증빙이 나온다면 모르겠는데 만약 지금 상황 그대로 간다면 공방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향후 특별한 증거가 나올 것이냐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TV토론을 보니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의혹에 대해) 자신이 없어 보였다"며 "자꾸 발뺌하고 짜증내고 증언한 사람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며 갈수록 문제가 커지고 있다. 어느 순간 결정적으로 변수가 나오면 여론이 쓰나미처럼 돌아서 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주와 다음주에 공개될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여권에게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상승 국면으로 간다면 여권의 지지층 결집을 기대할만하다는 분석이다. 여당 내에서는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기존 지지층 응답이 잡히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박상병 교수는 "부동산 관련해서 여당에서 총공세를 펼치고 있고 정부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어 (지지도가) 상승 국면으로 올라갈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중도층의 표심을 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에 추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여전히 역대 다른 선거에서처럼 승패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양당 모두 지지층 투표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전체 투표율 자체가 변수가 되기는 어렵고 서울 내 지역별,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20대의 실제 투표율도 관심사다.
여권을 향한 민심의 악화 속에 표심을 숨기는 친여·진보 성향의 이른바 '샤이 진보' 표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항상 진보 진영이든 보수 진영이든 수세에 있는 사람들은 소극적으로 잘 안 움직이는 현상은 항상 있어 왔다"며 "현재 흐름을 바꿀 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내곡동 땅 의혹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투표율 등이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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