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시민단체들의 주거공약 평가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주거권 공약이 전무하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대정당들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소수정당들의 고민과 이해는 주목할만하다는 반응이다.
집걱정없는서울네트워크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10여일 앞두고 30일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자들의 주거·부동산 공약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공약단은 전문가 5인으로 구성해 각 후보자들이 발표한 주거 공약이 서울 집값 안정과 자산 불평등 완화, 세입자 보호 강화와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부합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결과 오 후보는 공공입대주택 확대에서 비교적 부합인 세모 평가를 하나 받았을 뿐 다른 3개 분야에서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는 엑스 평가를 받았다. 재건축·재개발에 집중해 10년 전 뉴타운 정책이 가져온 부작용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오 후보자 주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의 공약은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자산 불평등과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솔아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고 자산불평등을 완화시키기보다 반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세입자의 도시 서울에서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에 대해선 여당임을 감안했을 때 전반적으로 부실하지만, 토지임대부주택 공급, 반값아파트 도입 등 일부 공약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거빈곤층을 위한 주거권 보장 정책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박은선 청계천을지로연대 활동가는 “서울이 전국에서 무주택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데 주거 세입자 보호를 위해 공급 목표와 방향이 불분명한 공공임대주택뿐”이라며 “집값 안정과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 역시 공급 물량 확대가 전부”라고 비판했다.
반면, 소수정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다소 부족하지만 주거권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돋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의 토지기본소득 지급, 송명숙 진보당 후보의 전월세 임댈 인상 동결 추진, 신지예 무소속 후보의 자치구별 임대주택 재고율 20% 확보 등은 당장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은 낮아도 주목할만하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거대 정당 후보들과는 달리 집값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없고,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주거 세입자 보호 강화를 제시해 차별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인숙 민변 변호사는 “서울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LH 직원들의 투기의혹 사태까지 발생해 이번 선거에서 주거·부동산 공약이 더 중요해진만큼 유권자들이 투기를 조장하는 부동산 공약을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참여연대에서 집걱정없는서울넷이 주거권 공약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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