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051910))이 제기한 분리막 특허 소송과 관련해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특허무효·비침해' 판결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SK이노는 자사의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려는 LGES의 '발목잡기'식 소송에 대해 끝까지 엄정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래픽/뉴시스
6일 SK이노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1년 한국에서 LG가 SK를 상대로 시작한 분리막 특허 소송전이 2013년 특허무효/비침해 판결을 받은 것에 이어 2019년 시작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예비결정에서 특허 무효·비침해 결정이 나오면서 10년만에 사실상 SK 승리로 마무리 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는 "LG가 분리막 특허로 소송을 제기한 2011년과 2019년은 SK가 배터리 사업에서 고객 수주, 사업확대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던 시점"이라며 "LG가 제기한 두 소송은 SK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가 LG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사건번호 1179)에서 LG가 SK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정이 나올경우 LG의 배터리 사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앞서 ITC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가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가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어 다음날인 1일 SK이노가 LG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1179)을 취소해달라는 LG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LG는 예정대로 ITC 조사를 받게 됐다.
ITC 예비결정에 관해 SK는 “LG가 승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표 특허로 소송을 제기하였음에도 한국 특허법원에 이어 ITC가 특허 무효 또는 비침해 결정을 내린 것은 SK 기술이 LG와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ITC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 건도 실체적인 본질에 대하여 검증하고 판단했다면 충분히 다른 결정이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허 소송은 통상 가장 핵심적인 특허로 소송을 제기하는데,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LG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 또는 비침해 결정이 나오면서 LG는 10년간의 소송으로 스스로 그 특허가치를 낮춘 결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 2011년 한국 특허소송서 법원, LG 특허 무효 판결
LG와 SK의 분리막 특허 소송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
LG가 SK에 소송을 제기했던 당시 SK는 △한국 첫 순수전기차인 현대차 블루온 수주(2010) △다임러 슈퍼카 배터리 수주(2011) △서산 배터리 생산공장 착공 등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SK는 "LG가 특허 소송을 제기하자 정부 여러 부처에서 국내 기업간 소송에 따른 피해를 막기위해 중재를 시도했지만 LG의 거부로 무산됐다"면서 "SK는 당시 LG의 특허 소송에 ‘특허 무효 소송’으로 맞대응했고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LG분리막 특허가 무효’라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LG의 오판이 큰 화를 자초하게 됐다는 것이다.
SK는 "LG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특허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특허 범위를 대폭 축소하했고 그 결과 특허권리 범위가 너무 좁아져서 사실상 가치가 거의 없어졌다"면서 "결국 서울중앙지법 소송에서 SK는 LG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대기업간 협력 요구, 진정성 있는 당국 합의 중재 등을 요구하는 여론을 고려해 배터리 산업의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같은 건으로 향후 10년간 국내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LG가 이를 깼다는 것이다.
LG화학 홈페이지 참조 (2014년 11월 4일). 자료/SK이노베이션
◇ 2019년 미국 ITC소송은 2011년의 데자뷰
LG는 2019년 SK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대규모 공급 계약성공 △유럽·중국·미국 등 첨단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 등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시기에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어 분리막 특허를 포함한 특허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즉 ITC 특허소송은 △소송 목적 △소송 내용(분리막 특허) △소송 결과(특허무효·비침해) 등에서 모두 2011년 한국 특허 소송의 정확한 데자뷰인 셈이라는 것이다.
SK이노 관계자는 "LG가 분리막 특허로 소송을 다시 강행한 것은 한국 특허무효 판결에도 불구하고 2017년 해외 경쟁사 상대 ITC 소송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LG가 주장하는 1만6685여건의 이차전지 관련 특허 중에서 선택된 분리막 특허를 포함한 4건의 핵심 특허로 또 다시 ITC 소송에 활용, SK로부터도 이익을 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는 “ITC의 예비 결정으로 SK의 기술이 LG의 특허와 다른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공인됐고 이런 결과는 LG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에서도 기술 내용에 대한 실체적 검증 과정이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송 본질을 통한 정상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LGES이 시작한 ITC의 모든 소송에서 끝까지 정정당당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며 "이것이 LG의 발목잡기식 소송으로부터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이라고 밝혔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벨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분리막 특허 소송이 10년 동안 진행되었는 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끝까지 엄정하게 대응해간다는 것이 회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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