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코로나 시대'에도 올해 1분기부터 호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보복소비' 여파로 모바일·가전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61%, 전년 동기 대비 17.4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2.76%, 전년 동기보다 44.1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 실적은 매출 55조33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이었다.
이번 1분기 잠정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8734억원이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정전으로 인해 반도체 실적이 다소 주춤했으나 전체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소비 회복 여파로 IT·모바일(IM) 실적이 대폭 상승하며 반도체 빈자리를 제대로 메웠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스틴 공장 정전 사태로 3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갤럭시 S21과 A시리즈 출시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 증가로 IM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출시 57일 만에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로 빠른 판매 속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TV와 생활가전이 포함된 가전(CE)의 판매 호조도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별로 추정치는 상이하지만 CE 부문에서 최대 1조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분기 사상 역대 최대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2%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4조7278억원, 영업이익은 1조904억원이었다.
지금까지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거둔 게 분기 최고 실적이었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7조7808억원이 분기 최대 수치였다.
이번 호실적 배경에는 생활가전의 활약이 컸다. 생활가전은 이번에 분기 영업이익 8000억원을 처음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에 생활가전 매출이 6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스팀가전을 포함한 신가전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오브제컬렉션' 인기 등이 실적 상승에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TV사업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영업이익 모두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서는 TV 등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LG가 미래 먹거리로 꼽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잇는 전장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 회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해 적자폭이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는 하반기에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양사 모두 앞으로 전망이 밝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반도체 슈퍼싸이클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가격 반등 사이클에 진입한 D램과 낸드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2분기 매출 60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7월말 사업종료 예정인 휴대폰 사업이 2분기 실적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됨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가전, 자동차 부품, 기업간거래(B2B) 등 미래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
김광연·최유라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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