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외국인이 돌아왔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6거래일 연속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가 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정반대다. 달러 약세와 금리 안정이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외국인의 귀환으로 박스권에 갇혔던 코스피가 전고점(3266포인트)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에만 2조326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4달 연속 순매도로 일관했으나 이달 들어 6거래일 역속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달 2일을 제외하고 전 거래일까지 순매도(1조4922억원)로 일관한 기관과는 반대 행보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박스권 횡보를 반복하던 코스피도 반등을 꾀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 상승했다. 옵션 만기일을 맞은 이날도 코스피는 선방했다. 일반적으로 옵션만기일에는 옵션 연계 프로그램 매매가 대거 진행되면서 지수 변동성을 키우지만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의 배경으로는 금리와 달러 약세가 꼽힌다. 미국 국채 금리는 외국인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배당 수익률이 안전자산인 국채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가 줄어든다.
이는 외국인의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코스피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달들어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멈추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3월말 1.7%대까지 올랐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현재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시장 달래기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은 자산매입 유지 의지를 강조하며, 지난 3월 FOMC에서 밝힌 기준금리를 제로, 자산매입 규모 유지 기조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낮아진 점도 호재다. 지난 3월 국내 수출은 역대 월수출액 3위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있는 데다, 경제적 펀더멘털도 견조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면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3월말 1130원선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들어 연속 하락하며 111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강세는 투자를 통한 투자이익과 함께 향후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외국인 자금 유입에 도움을 준다.
최근 증시가 실적 장세로 바뀌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1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전망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환율의 하항 안정화(원화 강세) 움직임은 한국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이라며 “조만간 코스피도 역사적 고점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장세가 본격화 하면서 외국인이 매수하는 업종도 변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POSCO(005490),
KB금융(105560) 등 경기민감주와 금리인상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수했으나 4월들어 반도체, IT업종 등 성장주에 집중하고 있다.
4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3266p)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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