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 대선을 관리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당권이란 점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역, 계파 등 당내 갈등이 또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5월말에서 6월초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해 정진석·조경태·서병수·권영세·홍문표·윤영석·하태경 의원,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 등 최소 10여명 이상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웅·윤희숙·강민국·김미애·박수영 의원 등 초선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정치 세력화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102명 중 초선이 56명에 달한다. 당내에 특정 계파가 존재하지 않아 초선 의원들의 원내 입김이 상당하다. 당장 5월말로 예상되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의 표를 가진 초선들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도 실제 초선 후보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영남권과 수도권, 중진과 초선 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한창이다. 초선 의원들은 지난 8일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 극복' 언급이 사실상 영남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주호영 대표 대행은 "우리 당의 영남 정당 한계가 뭔지 모르겠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있다. 중진 의원들은 대체로 '야권 대통합'의 연장선에서 홍 의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복당 반대 기류가 뚜렷하다. 이날 지도부 공식 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야권의 화합을 위해 정당 문을 활짝 여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홍 의원에게 화합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유(친유승민)계의 부상 가능성도 나오면서 계파 갈등 재현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하태경 의원과 김웅 의원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진영으로 분류되고 있어 다른 주자 진영에서는 계파 활동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문제 논의 과정에서도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날 비상대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양당 논의가 지연되면서 이를 연기했다. 당협위원장 배분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 합당 논의에 들어가기 전 서로에게 '입장을 정리해 달라'며 '밀고 당기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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