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벌써 7주기인데 진상규명 안돼 부끄럽다"
특검 추천 및 사참위 시행령 개정 촉구…정부·지자체는 생명안전공원에 의미부여
2021-04-16 18:50:15 2021-04-16 18:50:1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명안전공원으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인 부채감을 조금이나마 덜려고 했지만,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는 진상규명 촉구에 집중했다.
 
4·16 재단은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 및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을 개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으로 보낸 추도사에서 "아이들이 묶어준 노란 리본은 세상에 남아 코로나19 극복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세월호 진실은 아직 바다 깊은 곳에 묻혀있다"면서 "정부는 반드시 진실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특검 추진해 남겨진 의혹을 끝까지 밝혀내겠다"며 "생명안전공원 선포식 계기로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짐하자"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정부와 지자체 인사들은 추모시설 등이 들어서는 생명안전공원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생명안전공원이 차질없이 완공되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의 호소는 과거에 붙들려 살자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고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처절한 외침"이라면서 "생명안전공원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비이자 망각 속에 사라지는 이름을 끊임없이 불러내는 ‘기억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에 반해 그동안 생명안전공원 추진에 애써온 유가족과 생존자는 이날 기억식에서는 공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에 아직도 지지부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에 집중했다.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지 벌써 7년"이라며 "왜 구조 안해주고 죽였는지, 억울하게 죽었는데 왜 폄훼당하고 모욕당하는지, 엄마아빠가 어른들이 진상규명하고 명예회복해줄 줄 알았는데 7년이 된 지금까지도 왜 안되고 있냐고 말할 것만 같아 꿈속에서도 차마 아이들의 눈을 볼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왜 부끄러운 부모와 어른이 되느냐"면서 "침몰 원인과 구조 안한 이유를 아직도 명명백백히 밝히지 못하고, 구조 책임자들은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검찰 특별수사단의 부실 수사 결과와 우리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국민도 납득할 수 없는 해경 지휘부 전원 무죄라는 재판 결과 때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첫 과제는 가족이 원하는 특검 후보 추천과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 개정"이라며 "8주기에는 다시 진상규명 외치지 않고 책임자 처벌 외치지 않고 추모만 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생존 학생 장애진씨는 "기억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 진상규명하겠다는 약속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날에도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한 유가족은 추모 공연을 보다가 눈물을 닦은 손으로 다시 가슴을 부여잡으며 힘겨워하고 있었다. 행사를 지켜보는 시민 사이에서도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휴지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한 유가족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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