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사전 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구속된 경기 포천시 공무원이 오는 26일 재판에 넘겨진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성동)는 26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포천시청 공무원 박모씨를 구속기소하고, 박씨의 부인을 불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부동산 투기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이후 기소된 첫 사례에 해당한다.
박씨는 지난해 9월 사전 정보를 활용해 부인과 공동명의로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 역사 예정지 인근의 토지 2600여㎡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약 1년간 도시철도 연장 사업 담당 부서 간부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매입 자금 40억원 중 36억원 상당을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등으로 마련했으며, 해당 토지의 현재 시세는 100억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박씨가 매입한 토지와 건물에 대해서도 법원에 몰수보전을 신청했고, 의정부지법은 지난달 24일 이에 대한 인용을 결정했다. 몰수보전은 법원이 몰수해야 하는 불법 수익을 미리 처분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보호하는 조처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29일 박씨를 구속한 이후 수사를 진행해 이달 7일 박씨 부부를 송치했다. 검찰은 박씨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박씨 등과 함께 송치된 포천시 감사담당 공무원 2명도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최초 투기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사전에 감사 문답서의 질문 내용을 박씨 부부에게 전달한 후 답변서를 제출받고, 마치 대면 조사를 한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청은 현재 선출직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7명과 LH 직원 5명, 일반인 등 총 43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또 부동산 투기 수사와 관련해 기획부동산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했으며, 수사 대상인 업체 5곳 중 3곳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해 관련 자료를 확인 중이다.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달 2일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에 대한 100억원대의 사전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이후 이달 8일까지 한 달간 3기 신도시 예정지 외에도 파주 운정·하남 위례·안산 아양지구 등에서도 불법적인 투기 행위가 이뤄졌다는 내용의 제보를 접수했고, 추가 조사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약 30건에 대해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도시철도 역사 예정지 인근의 땅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경기 포천시 공무원 박모씨가 지난달 29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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