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철강사, '가격 인상' 고수
미국·유럽 등 공급 부족 계속…철광석 가격도 고공행진
2021-04-28 05:52:19 2021-04-28 05:52:1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급등한 제품 가격 덕에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철강사들이 계속해서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 철광석 등 원자잿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선 철강 제품 공급 부족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부족해지면서 철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1분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제품 가격을 계속해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4월 열연 내수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6월 수출 물량 계약까지 이미 마무리 단계다. 열연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쓰는 강판으로, 철강재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 제품이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전날 1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우 공급이 특히 부족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열연 가격의 경우 톤(t)당 최고가인 1500달러까지 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또한 원자재 상승을 고려해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 회사들과 제품 가격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밝힐 수 없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선박 건조용으로 주로 쓰이는 후판의 경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지난달 조선사들과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 다만 협상 이후에도 철광석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하반기 협상에서 추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조선업 부진을 고려해 철강사들이 최근 몇 년간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1분기 호실적을 낸 철강사들이 계속해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뉴시스
 
국내사들뿐 아니라 해외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을 꾸준히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 중국 바오우강철 대만 차이나스틸 등 해외 주요 업체들은 5월 열연 가격을 톤당 8만~10만원가량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철강 시황이 강세인데, 이런 현상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올 1분기에는 이미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했다. 포스코는 1조55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120.1% 실적을 개선했고 현대제철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11년 1조7000억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아울러 2018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낸 1조5000억원대 기록이기도 하다.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3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730억원의 4배를 뛰어넘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000억원 안팎도 크게 웃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2~3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갔다. 4분기 회복세를 타긴 했지만 앞선 부진 탓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8%가량 급감한 바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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