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성폭력 등 강력 범죄 사범을 대상으로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전자감독 제도를 도입한 이후 재범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성폭력 사범에 대한 전자감독을 도입하기 전인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평균 재범률은 14.1%였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평균 재범률은 2.1%로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살인 사범에 대한 전자감독을 도입하기 전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평균 재범률은 4.09%였던 것에서 최근 5년간 평균 재범률은 0.1%로 49분의 1, 강도 사범에 대한 전자감독을 도입하기 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평균 재범률은 14.9%였던 것에서 최근 5년간 평균 재범률은 0.2%로 무려 75분 1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강도 사범은 위치 이동을 수반하는 침입형 범죄로서 범죄 현장에서 성폭력, 살인 등 추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전자감독의 효용성이 극대화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전자감독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기술적 변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특단의 형사 정책으로 지난 2008년 9월 시행된 전자감독 제도는 2009년 미성년자 유괴범, 2010년 살인범, 2014년 강도범에 이어 지난해 가석방되는 모든 사범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구속기소된 피고인으로 활용 범위도 확대됐다.
그동안의 전자감독은 대상자 감독을 통한 재범 예방에 주안점을 두는 방식이었지만, 법무부는 앞으로 국민이 직접 전자감독 시스템의 유용성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우선 전자감독 시스템과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안심귀가 서비스'를 연계해 위험 상황이 전자감독 대상자로 인해 발생할 개연성이 있을 경우 위치추적관제센터와 보호관찰소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는 6월 경기도 16개 시에서 운영을 개시하고, 이후 효과성을 분석한 후 전국으로 확대한다.
안심귀가 서비스 연계 시스템은 위험에 처한 국민이 스마트폰을 흔들어 신고하면 전자감독 시스템이 해당 국민과 전자감독 대상자 간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호관찰관의 현장 출동 등 즉각적으로 조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안심귀가 서비스 연계 시스템 개요. 사진/법무부
또 가해자인 전자감독 대상자의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도입한 '피해자 보호장치(스마트워치)'도 지속해서 확대·보급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피해자 본인이 동의한 42명에게 피해자 보호 서비스를 진행했고, 위해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오는 6월9일부터는 전자감독 업무에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도입해 보호관찰소의 공무원이 전자감독 대상자의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전자감독 특사경 도입 TF'를 통해 특사경을 운영 중인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수사 사례 수집, 이전에 처리된 전자감독 관련 수사와 소송기록 분석, 수사 인력에 대한 사전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는 성폭력 전자감독 대상자의 동종 재범 사건의 절반 이상이 음주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에 따라 음주자의 피부에서 배출되는 알코올 성분 분석을 통해 음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음주감응 전자장치 개발 사업'에 착수하여 지난해 12월 음주감응 센서를 개발했고, 현재 센서 성능의 최적화를 위한 후속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2월 위치추적 기능을 탑재한 음주감응 전자장치를 개발하고, 내년 성능 평가 후에는 상용화할 예정이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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