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1년간 출시된 상품 가운데 절반이 카드사에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건수도 카드사 상품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다만 유료거래는 상위 카드사를 제외하고 전무해 실질적인 사업 활성화는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금융데이터거래소 출시된 누적 데이터 상품수는 730건을 기록했다. 이 중 상당수는 카드사에서 출시된 상품이었다.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에서 총 355건의 상품을 내놨다.
업체별로는 신한카드가 131건에 달하는 가장 많은 상품을 선보였다. 뒤를 이어 △국민카드 114건 △삼성카드 80건 △비씨카드 24건 △하나카드 6건 등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롯데·우리카드는 참여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한 건의 상품도 등록하지 않았다.
상품거래량 증가도 카드사가 견인했다. 총 2260건에 달하는 누적거래량 중 카드사에서 이뤄진 거래는 1773건이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 923건 △국민 741건 △삼성 102건 △비씨 7건 등이었다. 나머지 현대·롯데·우리카드를 비롯한 하나카드에서도 아무런 거래가 진행되지 않았다.
"유료거래 건수는 업체 간 격차가 더 컸다. 맞춤데이터를 제외한 일반데이터를 유료로 판매한 업체는 신한·삼성카드가 유일했다. 신한카드에서는 129건의 유료 결제가 성사됐다. 삼성카드에서는 1건의 유료결제가 체결됐다. 맞춤데이터 거래는 수요자가 원하는 상품을 요청하고 판매가 이뤄진 거래로 공식적으로 거래건수가 집계되지 않는다."
이처럼 대형사를 제외하고 데이터 거래가 더딘 것은 사업 특성상 상위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 정보를 기반으로 데이터 상품을 내놓는 만큼 차별화된 주제의 상품을 제공하기 어려워 소비자들은 대형 업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데이터 수요자들은 같은 주제의 상품이라면 대형 카드사의 상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타업권과 제휴 역량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 데이터를 결합하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할 수 있어서다. 이에 카드사들은 데이터 협업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SK텔레콤, GS리테일 등 통신·유통 기업과 데이터 동맹을 구축했다. 비씨카드도 KG이니시스, 다날 등 PG 및 VAN사와 데이터 연합군을 결성헤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현대카드 역시 대한항공, 스타벅스 등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 출시 기업과 데이터 동맹을 맺고 마케팅 등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료결제 건수가 적어 사업 활성화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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