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기술패권 경쟁의 라이벌인 미국·중국이 인공지능(AI) 전략에 주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적 차원의 대응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산업기술 전략을 주요국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격상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1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 인식과 미래 전략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의 종합 보고서가 공개됐다.
NSCAI는 보고서에서 경제 및 안보의 글로벌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에 대해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중국에 의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년 내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해 글로벌 선도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030년 글로벌 선도국을 목표로 국가적 차원에서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식재산 등에서는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NSCAI는 중국과의 AI 기술 패권 경쟁 승리를 위해 대통령실 기반의 거버넌스 확립, 인재 양성, 지식재산 보호 강화, 반도체 경쟁력 강화, 기술 동맹 등의 국가적 역량의 총동원을 촉구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장기간 지속되고 첨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동맹 체계에 기반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주요 신산업 관련 글로벌 현안의 적시 대응과 새로운 공급망 내 선제적 포지셔닝 전략 수립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상시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이 냉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미·중 간 기술 패권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국가적 역량을 동원한 대응 체계와 AI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우리나라의 강점인 고급 인재와 반도체 제조 역량을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분야에 초점을 맞춘 획기적 경쟁력 강화 전략을 제안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향후 10년 이상 반도체, 바이오, 첨단통신 등 우리 미래 먹거리와 관련 공급망에 지대한 영향을 줄 핵심 정책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급변하는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하는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을 위한 인공지능(AI) 전략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 대응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AI 로봇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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