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솥도시락 매장에 '100%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만을 사용하는 안내가 표시돼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알몸 배추 파문에 이어 식중독균 검출로 인해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중국 김치 수입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면서 국산 김치를 쓴다는 등 문구를 내걸거나 국산 김치 판촉전에 나서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4월 기준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7.1% 감소한 1만8077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 7월(1만7513톤)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감소한 것을 두고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배추’ 영상이 지난 3월 국내에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 불안감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전월 대비 월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을 살펴보면 2월을 제외하고 1월, 3월 각각 전월 대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5.5%, 27.9% 늘어났다. 하지만 4월 들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전월 대비 28.4% 줄었다.
식품·외식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5월, 6월 수입 통계에서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줄어들지 주시하고 있다. 최근 수입한 중국산 김치에서 식중독균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더 커진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수입식품 통관 및 유통 단계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국산 김치 289개 제품 중 15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여시니엔테로콜리티카(여시니아)가 검출됐다. 여시니아 균에 감염되면 설사, 복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중국산 절임배추 4개 제품 가운데 1개 업소의 2개 제품에서는 보존료인 ‘데하이드로초산’이 검출됐다. 데하이드로초산은 국내에서 절임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
CJ제일제당이 편의점 CU와 협업해 '우리 땅 우리 김치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이처럼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자 외식업계에서는 국산 김치를 쓴다는 문구를 내거는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도시락 업계 1위인 한솥도시락은 100% 국산재료만 사용한 김치를 쓴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와 매장에 안내문으로 내걸었다. 한솥도시락에 따르면 배추김치, 볶음김치, 김치볶음밥, 철판볶음밥 등의 김치는 배추, 고춧가루를 비롯해 100% 국산 재료들을 사용한다.
한돈구이 전문점 고반식당도 직·가맹 전 지점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국산 김치 사용으로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5개 기관이 모인 ‘국산 김치 자율표시 위원회’로부터 국산 김치 사용 모범 사례로 선정됐다.
한편 식품업계는 국산 김치 판촉전에 나서는 등 국내산 김치를 찾는 소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김치 관련 HMR 상품에 대해 2+1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행사 상품은 비비고 배추김치를 비롯해 돼지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왕교자 김치만두 등 총 12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 당국도 수입식품 통관·유통 단계 검사를 강화한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이 5월, 6월 기준 중국산 김치 수입량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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