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식약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수입산 원료의약품 등록이 가능해진 이후 지난해까지 16년간 평균 국내 제조 비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도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원료의약품이 들어온 영향인데, 자체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 규모의 업체일수록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 원료의약품 7085개 중 국내 제조분은 1204개로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원료의약품은 제조 공정이 마무리된 완제의약품 생산에 쓰이는 물질을 말한다. 식약처는 지난 2002년 의약품 품질 관리를 위해 완제의약품 제조 시 사전 등록된 주성분만을 사용하도록 원료의약품등록제도(DMF)를 도입했다. 수입산 원료의약품은 도입 3년 뒤인 2005년부터 본격화했다.
연도별 국산 원료의약품 비율을 보면 △2005년 36% △2006년 41% △2007년 68%으로 점차 늘어났다가 2008년 23%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2009년 49%, 2010년 38%까지 올랐지만 △2011년 13% △2012년 17% △2013년 11% △2014년 17% △2015년 13% △2016년 13% △2017년 17% 등 줄곧 20%를 밑돌았다. 2018년 21%로 소폭 오른 국산 원료의약품 비중은 2019년 12%, 2020년 13%로 떨어졌다.
원료의약품 수급 과정에서 수입산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인도산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등록된 수입산 원료의약품 중 중국과 인도산을 합하면 전체의 70%에 달한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국가별 수입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 가장 많은 원료의약품을 공급한 국가는 중국(7억8000만달러), 일본(2억6000만달러), 인도(2억3000만달러) 순이었다. 수입 금액에선 일본이 인도에 근소하게 앞섰으나 비중 증감률만 놓고 보면 일본은 해마다 감소한 반면 인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외국산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중견·대형 제약사들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품목에도 복수의 원료의약품 공급처를 둔다. 유사시 원료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다. 관계사나 자회사 형태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중소 제약사들은 공급가에 무게를 두고 원료의약품 공급처를 외부에서 구하거나 단일 업체에 맡기는 경향이 있다. 공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공급처를 새로 구하게 되면 다시 가격이 낮은 곳을 우선 검토하면서 값싼 해외산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계사나 자회사를 통해 자체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갖추면 유사시 수급 안전성을 지키면서 비용도 어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라며 "업체 규모가 작아질수록 자체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복수의 업체들과 계약하기 어려운 곳이 더러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수입산 원료의약품에 의존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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