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망이 취약한 데다 비대면 간편결제 사용이 증가한 탓이다. 체크카드 고객이 지속해서 줄어들 경우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6457만6000매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3분기에는 6631만5000매, 4분기에는 6574만9000매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 이용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25조5371억원, 4분기 25조1890억원, 올해 1분기 24조5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계 카드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전년 대비 21.7% 하락한 10만8000매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도 21.2% 감소한 77만8000매를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전년보다 5.5% 감소한 88만3000매로 확인됐다.
은행계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1.0% 하락한 2078만매, 국민카드는 2.7% 하락한 1830만4000매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7.2% 줄어든 1267만4000매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오히려 같은 기간 7.3% 증가한 1104만9000매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계 카드사 위주로 체크카드 발급수가 급감한 것은 오프라인 발급 창구가 적은 데다 간편결제 사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특히 코로나 감염 대유행이 발발한 작년 3분기부터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7% 뛰었다. 반면 지난 한 해 카드결제 이용액은 87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신장에 그쳤다.
문제는 이같이 체크카드 결제가 감소하면 이후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종합지급결제업은 계좌를 기반으로 여러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자로 지정 받으면 카드사도 자체 계좌 발급이 가능해 급여 이체, 카드대금 결제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카드사들이 자체 계좌 발급이 가능해지면 체크카드를 보유한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체크카드의 경우 대형 업체는 비교적 영업이 쉬운 반면, 적은 업체들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궁극적으로 플랫폼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자체 계좌에서 가맹점 고객이 대금을 받으면 자동이체, 송금 등 부수적인 업무도 카드사 앱에서 이용해 플랫폼에 찾아가는 유인이 생긴다"며 "제휴 업체와 상품도 개발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계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수 하락률이 커지면서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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