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소기업계의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7월부터 제도가 적용되는 기업 4곳 중 1곳은 아직까지 준비가 안 된 가운데 근무 시간 조정을 위한 인력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는 곳이 많아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도입된다. 업계는 7월부터 주52시간제를 적용 받는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 수가 51만 600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제도가 시행 중인 50인 이상 기업이 3만 525곳에 달하는 만큼 업계 부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도에서 금속열처리공업에 종사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전통 제조업의 경우 산업 특성상 하루 종일 기계를 돌려야 하는데 주52시간제를 지키면서 하려면 교대 근무가 불가피 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안 오려고 하고 외국인 근로자는 입국이 막혀 마땅한 수가 안 보인다”고 하소연 했다.
경상남도에서 조선사 협력업체를 운영 중인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주52시간제를 도입하려면 근로 시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숙련된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정부에서 업계 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중에선 아직 주52시간제 도입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이 많은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기업 25.7%는 “주52시간제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제도 시행 이전에 준비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8%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52시간제 도입을 연기하거나 계도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이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준비 기간 부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수급이 어려운 업종에 한해서라도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 확대 등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면서 “일본처럼 노사합의시 월이나 년 단위로 추가 연장 근로를 허용해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한 중소기업의 생산 공장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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