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기술자료 요구한 현대로템…요구서 제공 의무 위반
원사업자의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 의무 위반
현대로템 불공정하도급, 과징금 1600만원 결정
2021-06-08 12:00:00 2021-06-08 12: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40곳이 넘는 중소 하도급업체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원사업자의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 의무’를 하지 않은 현대로템이 덜미를 잡혔다.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은 수급사업자의 기술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절차적 의무이나 200건이 넘는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권리 귀속 관계, 비밀유지 사항 등을 담은 요구서를 주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로템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철도차량·자동차 생산설비 등을 제조·판매하는 현대로템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45개 중소업체에게 기술자료 210건을 요구하면서 권리 귀속 관계, 비밀유지 사항, 대가 등을 정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 업체가 구두 또는 전자메일을 통해 요구한 기술자료는 철도차량 및 자동차 생산설비 관련 부품도면 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로템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사건 관련 철도차량 부품(빨간색 표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현행 하도급법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원사업자가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기술자료 명칭·범위, 요구목적, 비밀 유지 방법, 기술자료 권리 귀속 관계, 대가 및 대가의 지급 방법, 요구일·제공일·제공방법, 요구가 정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 등 7개 항목이 기재된 서면을 제공해야한다.
 
안남신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이번 조치는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의 중요성에 대해 기계 업계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린 사례”라며 “원사업자의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 의무는 요구 목적, 대가, 권리 귀속관계 등 수급사업자의 기술 보호를 위해 지켜져야 할 핵심 사항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이유 없는 자료 요구 및 원사업자의 자의적 해석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기술유용 행위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절차적 의무”라며 “기술자료 요구서 제도가 시장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요구서 미제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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