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미국의 통화정책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짙어지면서 한국 시장을 향한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FOMC 위원 절반 이상이 2023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식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의 급작스런 테이퍼링과 달리 충분히 예측되는 등 연준 변동폭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FOMC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글로벌 시장의 영향을 일부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억원 차관은 "향후 국내외 인플레이션 상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 등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정책에 대한 방향 제시) 변화 등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등 위험회피 현상이 일부 나타났다"며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는 인식으로 변동폭은 비교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예측하지 못한 시장 충격을 유발했던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급작스런 테이퍼링과는 달리 세계 경제가 이미 경험한 바 있고, 미 연준이 시장과 충분하게 소통함에 따라 그간 충분히 예측되고 적응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될 경우 파급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수준(0.00∼0.25%)에서 동결한 바 있다.
하지만 FOMC 위원 18명 중 13명이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이 중 11명은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FOMC 결과를 놓고 예상보다 매파적이라는 반응을 표출하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FOMC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장기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이어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JP모던, 골드만삭스 등 세계 주요 IB(투자은행)들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토대로 "연준이 이르면 오는 8~9월 테이퍼링을 선언하고, 오는 12월 테이퍼링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수준(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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