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는 1일부터 전국 최초로 건설일용근로자가 부담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험료를 근로일수에 따라 최대 80%까지 지원한다.
예컨대, 한 공사장에서 220만원을 받는 근로자는 기존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로 17만4000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시가 이 중 80%인 13만9000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3만5000원만 납부하면 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을 위해선 본인 부담금(7.93%)이 발생하는데, 수입이 일정치 않은 건설일용 근로자들에겐 이마저도 부담이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편이다.
건설일용근로자들은 월 연속 근로기간이 짧아 총액임금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해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산업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 진입은 어려운 반면, 고령화가 심화됐다. 숙련인력 부족에 따른 높은 산재발생률 등 건설업 생산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서 발주한 5000만원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월 8일 이상 일한 35세 미만 청년이거나 월 임금 224만원 미만의 저임금 근로자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시비를 투입해 지원하고 성과를 분석한 뒤 확대 검토할 계획이다.
열악한 건설근로 환경으로 인한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와 건설현장의 고령화,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 증가 등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층과 비숙련(저임금) 건설일용근로자(내국인 한함)로 지원대상자를 특정했다.
서울시는 2020년 6월부터 전국 최초로 건설일용직 고용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건설일용 근로자들의 유급휴일 보장을 위해 한 현장에서 주5일을 근무하면 하루치 임금에 해당하는 주휴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서울의 공공 건설현장을 분석해보니 35세 미만의 청년층은 3600여명, 월 임금 224만원 수령자는 2만4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건설현장에 청년층 유입과 장기근로를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회보험료 지원이 근무이력 관리와 임금 지급의 투명성 강화와 연계될 수 있도록 △서울시 건설일용 근로자 표준계약서 의무 사용 △전자인력 관리제에 따른 전자카드 발급 △서울시 건설정보관리시스템(One-PMIS) 의무 사용을 전제로 지원한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건설업은 우리 경제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나,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일용 근로자들의 고용·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며 “건설일용 근로자들이 일한만큼 보장받고, 숙련공으로 인정받는, 고용안정과 직업으로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4일 서울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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