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6세대(6G)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신장비 전통적 강자인 중국 화웨이가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6G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G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SB)와 6G테라헤르츠(THz) 대역 무선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100GHz~10T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으로, 6G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통신에 적합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삼성리서치와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UCSB 연구진은 공동으로 테라헤르츠 대역인 140GHz를 활용해 송신기와 수신기가 15m 떨어진 거리에서 6.2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확보·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테라헤르츠 대역의 6G 이동통신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업계에서는 6G 선제적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삼성전자가 6G 기술개발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4G 이동통신이 보급되기도 전인 2009년 일찍이 5G 기술개발에 착수,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6G 핵심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Samsung Networks: Redefined)'라는 주제로 온라인 행사를 열고 6G 기술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6G 시대가 도래하면 확장현실(XR),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 산업의 물리적·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사용자의 손끝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그 동안의 기술 혁신을 토대로 최첨단의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실험실에서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140GHz 통신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관 '넥스트 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의 의장사로 선정되며 6G 관련 선행 기술 논의 및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6G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통신장비,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48개 글로벌 기업들이 지난해 말 설립한 단체다.
LG전자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과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 초에는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와 협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카이스트, 키사이트 등과 협업해 2025년 표준화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2019년 캐나다에 6G 연구센터(R&D)를 설립해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애플은 연초 6G 무선 시스템 연구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내며 6G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6G 시장 선점에 적극적인 이유는 관련 기술 적용 영역이 위성통신이나 도심 항공 모빌리티까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동통신 세대가 통상 10년 주기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 6G 표준화는 2025년, 상용화는 오는 2028~2030년쯤으로 예상한다. 6G는 5G보다 더 빠른 무선 전송속도와 저지연·고신뢰의 통신지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을 가능하게 할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졌다"며 "선제적으로 6G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화를 주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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