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애리조나주의 투표권 제한이 부당하다는 2심 판결을 뒤집고 투표권 제한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날 보수성향 6명의 찬성과 진보성향 대법권 3명의 반대로 공화당 소속 더그 듀시 주지사가 이끄는 애리조나주의 투표권 제한을 인정했다.
잘못된 선거구에서 이뤄진 투표는 무효처리하고, 제3자가 사전투표를 수거하지 못하도록 한 애리조나주 투표제도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유색인종과 원주민에 대한 투표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2016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지난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지난해 항소심 재판부는 "투표소의 잦은 변화, 혼란스러운 위치, 유권자들의 잦은 주소 이동"을 들어 애리조나주의 투표 제한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에 따라 실제로 지난해 선거 때 애리조나주에서는 투표권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날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고 투표 사기를 막기 위해 이러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애리조나주 손을 들어줬다.
다수의견을 쓴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사기의 방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사기는 접전인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리조나주의 제한 조치가 투표에 있어 인종적 차별을 금지한 1965년의 투표권법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법원 판결은 앞으로 있을 비슷한 재판의 결과를 엿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진다. 공화당이 집권한 주에서는 앞다퉈 애리조나주와 비슷한 취지로 선거 제도를 손보고 있고, 그에 대한 반발로 줄소송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장문의 성명을 내고 "투표권법을 약화시키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깊이 실망했다"며 "투표권에 대한 이러한 폭넓은 공격은 슬프게도 처음이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진영과 공화당 인사들은 "선거의 진실성 확보에 있어 굉장한 승리"라고 반겼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사기'라고 주장해 온 이들에게는 이번 판결이 호재일 수밖에 없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오하이오주 웰링턴에서 "우리는 대선에서 두 번이나 이겼고 세 번째도 이겨야 한다. 가능하다"며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대법원.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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