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공시에 요동치는 주가…상장사, 올해 관련 공시만 152회
무분별한 임상 공시에 투자자 혼란…유의미한 결과 없이도 추가 임상 신청 가능
2021-07-08 06:00:00 2021-07-08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바이오주들의 임상시험 관련 공시가 나올 때마다 주가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임상의 결과 승인, 제한이나 보류 등을 공시 의무로 정하고 있지만, 임상의 유의미한 결과와 상관없이 관련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임상 관련 공시와 함께 바이오주들의 주가 급등락도 반복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전일까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총 152회의 임상 관련 공시를 공개했다. 지난 6월부터 공시된 수치만 봐도 29개에 달한다.
 
바이오주들의 임상관련 공시와 함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5일 장 마감 직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결과를 공시한 신풍제약(019170)은 전일 하한가를 맞았다.
 
신풍제약은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 시험 결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피라맥스 투여군(52명)과 대조군(58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의 비율에 차이가 없었다.
 
공시 발표 다음날 신풍제약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2% 내린 6만7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1조5000억원가량이 증발했다. 임상 결과 발표 전날 15% 넘게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임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것이다.
 
올해 상장사들이 코로나 관련 임상 내용을 공시한 횟수는 총 28회다.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관련 임상 공시가 나올 때마다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변동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대웅제약(069620)은 코로나19 치료제임상 2상 결과를 곧 공개한다는 소식에 3거래일 연속 20%대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17일 13만5000원에 시작한 대웅제약 주가는 21일 27만5500원까지 오르며, 3거래일간 104% 급등했다.
 
이후에는 임상 2상 결과에서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공시하며 하한가를 맞았다. 임상 결과를 공시한 23일 주가가 29.98% 급락했고,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15만4500원까지 내렸다. 또 지난 1월4일에는 임상 3상 계획 승인 결과를 공시한 이후 주가가 10% 급등했다.
 
임상 결과도 없는 무분별한 임상계획신청 공시와 임상 쪼개기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관련 공시는 임상 신청부터 임상 전 사전 미팅까지 공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일까지 공개된 임상 관련 공시 29개 중 승인이나 결과 외 공시는 19개로 65%에 달한다.
 
제넥신(095700)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백신 ‘GX-19N’ 관련 공시를 6번 진행했다. 지난해 6월 임상시험 1/2a상의 임상 승인 공시를 시작으로 12월 임상 1/2a상 계획변경과 결과를 공시했다. 올해 2월엔 인도네시아 기술이전, 3월 임상 2/3상 계획 신청, 7월 임상 계획 승인을 공시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선 임상 종료와 결과 공시가 없어도 임상계획신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무분별한 공시의 원인이다. 통상적으로 임상 과정은 임상 1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이뤄진 후 임상 2상이나 3상 신청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국내 개발 코로나 백신은 임상 결과 전에 다음 임상 신청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지난달 28일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 시험계획을 국내 식약처에 제출했지만, 임상 1/2상이 종료되기 전이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지난해 2월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가이드라인 위반여부 점검을 하고 있다”며 “임상 시험 계획 신청단계에서도 가이드라인 상 중요성을 누락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의 소명절차 이후 불성실공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연구원들이 콜레라 및 장티푸스 백신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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