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회가 이번주부터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하지만 추경안 심사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겹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데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둘러싼 여당의 확대 의견과 야당의 전면 재검토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추경안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4~15일 전체회의를 열고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참석한다. 예결위 차원의 세부적인 증액과 감액 심사는 다음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추경안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안 심사가 공교롭게도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과 맞물려서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코로나 안정세를 전제로 한 소비진작을 위해 편성됐는데 현재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본 틀이 흔들리게 된 셈이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된 만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액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에 6000억원, 희망회복자금 지급에 3조25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 피해계층 회복 집중에 재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5차 재난지원금도 손질이 불가피졌다. 5차 재난지원금은 10조4000억원 규모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으로 건강보험료에 따른 소득 수준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기로 당정이 합의했지만 코로나 확산세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소비진작 목적의 재난지원금 대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피해 지원과 손실보상으로 전면 전환할 각오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범위 논쟁은 그다음"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바뀐 상황에 맞게 추경의 기조 역시 재편돼야 한다"며 "피해 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도 "중대한 사정변경이 생긴 지금 이 시점에 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다소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국민 하위 80%에 지급하기로 한 국민지원금 지급 범위를 둘러싸고 취약계층이나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강화하자는 의견과 전국민 보편 지급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변화된 상황, 세수 상황을 점검해서 많은 국민에게 혜택 돌아가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추경안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하면 전 국민 위로를 명분으로 소비 진작을 위한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무책임해 철저하게 추경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정치권 공방은 가열된 전망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4~15일 전체회의를 열고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다. 사진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5일 연속 1000명 대를 기록한 이날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이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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