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스가 요시히로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끝내 무산된 것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성과 있는 정상회담이 안되고,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성과에 대해 양국의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며 "일본은 과거사 문제의 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한국은 수출규제문제 해제를 성과로 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연구위원은 "지금 일본의 스탠스는 과거사 문제에서 어느 정도 한국이 해법을 가져오지 않는 한 실질적인 정상회담, 성과 있는 정상회담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 쪽에서 양보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방일 협상 막바지에 발생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망언논란'이 일본 측의 기본자세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소마 공사는 지난 15일 한 국내언론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로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진 연구위원은 "소마 공사의 말은 '일본은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이 해답을 가지고 오지 않는 한 실질적인 회담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으로 본다"며 "그런데 문 대통령이 가겠다면서 성과를 이야기하니 (잘 안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소마 공사의 발언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최 연구위원은 "계속 논의됐던 '성과 있는 회담'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양측 실무 간 어떤 조율이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 있었던 소마 공사의 발언이 큰 파장을 미쳤고. 여론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일본을 방문할 이유나 논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방일 무산으로 현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비판에 대해선 "관계 개선의 의지는 있었지만 결국 우리의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다"는 게 최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의 어떤 전향적인 태도나 성의 있는 모습도 필요한데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굴욕적인 모습으로 갈 이유는 없지 않겠나 하는 논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스가 요시히로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끝내 무산된 것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성과있는 정상회담이 안되고,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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