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포털 사이트 댓글 조작을 통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김 지사는 형 확정과 함께 지사직을 상실했고, 경남 도정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김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댓글조작 '유죄' 총영사직 제안 '무죄'
재판부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김동원(필명 '드루킹')씨 등과 공모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문재인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 '킹크랩'으로 여론 조작에 나선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가 유죄라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1심은 댓글조작 공모 혐의가 유죄라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도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과 김씨 등 사이에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관해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하고, 피고인에게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이 공모 공동정범으로서 위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했다"며 "법리오해, 이유모순, 이유불비 또는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했다.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12월 댓글 조작 대가로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를 밝힌 혐의(공직선거법 위반)가 무죄라는 원심 판단도 맞다고 봤다. 1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익 제공 의사 표시가 지방선거와 관련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8일 울산시청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울산·경남 지역혁신플랫폼 출범식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실형 확정으로 김 지사는 2년간의 형기를 시작해야 한다. 김 지사는 1심 때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77일 뒤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이어왔다.
김 지사 수감은 이날 바로 집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대검으로 판결문을 넘기면, 대검은 김 지사 주소지를 확인하고 관할 검찰청에 집행 촉탁을 한다. 관할 검찰청은 창원지검으로, 검찰은 김 지사가 2~3일간 신변을 정리한 뒤 구속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검 관할 구치소로 창원구치소가 있지만, 다른 구치소에 수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지사가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을 받아들일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남은 형기를 마치고 5년이 지나야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된다.
김 지사는 2016년 김씨 일당과 공모해 포털 사이트 기사 약 7만6000개를 대상으로, 댓글 118만개와 공감 8840만여회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드루킹에게 측근인 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 표시를 한 혐의도 있다.
대법원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허익범 특별검사가 재판을 마친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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