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등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공정한 노동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직업훈련과 인력양성에 획기적인 지원을 지시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24일 공개했다.
박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6)'라는 글을 올려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총 회의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였는데, 문 대통령의 질문과 지시가 33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박 수석에 따르면 당시 임서정 일자리수석과 서영훈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은 "한국판 뉴딜을 통한 산업구조의 전환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경제가 저탄소·디지털화되면서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과 고탄소 산업은 일자리의 감소가 나타나게 된다"고 보고했다. 이어 "이로 인해 겪게 되는 고용불안으로 노사갈등과 지역경제 쇠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과 석탄화력발전소 등을 예로 들었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공정한 노동 전환은 정말로 큰 과제"라며 "결국은 없어지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새로 생겨날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게끔 해주느냐 이것이 관건"이라고 공감했다.
또한 "노동의 전환은 직업훈련과 인력양성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텐데 국가가 주도하는 대학교육 등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민간이 주도하면서 지역의 대학과 협력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지원을 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너무 빠른 속도로 사회가 변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오던 인력양성이나 직업 훈련 강도를 조금 더 높이고 예산을 조금 더 지원하는 정도로는 감당이 안 된다"며 "국가의 노력을 현재보다 50% 정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몇 배를 더 늘려야 하고 예산도 몇 십% 증액이 아니라 몇 배로 늘려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삼성그룹과 SK그룹을 예로 들며 "수도권의 경우 호스트 역할을 해 줄 대기업들이 있지만, 지역의 경우는 호스트 역할을 할만한 대기업이 없고 중견기업 내지는 중소기업들이 산단을 이루고 있다"며 "이 경우 개별적으로 자기 기업에 필요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힘들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러 산단의 중소·중견기업들이 하나의 플랫폼을 이뤄 직업 훈련을 실시하고 그것이 전체적으로 지역 인력 풀 역할을 해준다면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재도 이렇게 노력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기업의 노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아주 획기적인 사고와 획기적인 지원이 (있어야) 지금까지 잘 해왔던 인력양성을 우리 사회·경제 발전의 속도에 맞게끔 계속해 갈 수 있다"면서 "당장 내년도 예산부터 이 부분에 많은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고 참모진들에게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등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공정한 노동 전환’을 강조하고 직업훈련과 인력양성에 획기적인 지원을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24일 공개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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