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이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쥔 가운데 대만 누리꾼들이 한국 누리꾼에게 감동을 표했다.
26일 오진혁(40·현대제철)과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돤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덩여우정, 딩즈준, 웨이준헝으로 구성된 대만 대표팀을 6-0(59-55 60-58 56-55)으로 꺾고 우승했다.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김제덕, 오진혁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대만, 일본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한국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SNS에 "대만 선수들도 멋진 경기를 펼쳤다" "은메달 축한하다" "대만 선수들 보니 손기정 선수가 떠오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만 대표팀을 함께 응원하고 축하했다. 마라톤 선수 고 손기정은 한국 최초 금메달리스트였지만 일제강점기였던 베를린올림픽 당시 일장기를 달고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누리꾼들의 축하로 이날 오후 6시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대만 선수들'이 오르기도 했다. 실시간 트렌드는 트위터 이용자가 가장 많이 말하는 단어를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한 대만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해당 트위터는 27일 오후 기준 8400번 이상 공유됐다.
다른 이용자는 "우리 양궁 대표팀을 대만 선수들이라고 불러줘서 고맙다"면서 "(올림픽에서) 우리의 국기나 국가명을 사용할 수 없어 억울하다"고 했다.
한 대만 트위터 이용자가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남겼다.사진/트위터 캡처
대만은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대만 국기도 사용할 수 없으며 국가 또한 제창할 수 없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만은 이번 도쿄올림픽에도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중화 타이베이)로 참가했다.
앞서 2018년 대만에서 도쿄올림픽에 '대만'으로 참가하자는 '이름 바로잡기' 국민투표가 진행됐지만 부결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대만 정부를 향해 "대만 독립은 실패로 정해진 것"이라고 압박했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대만 국호로는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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