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주자 간담회를 열고 경선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본선 승리를 위해 치열한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안상수 전 의원은 "장외에 계신 분이 당 위원장들을 유인해 놓고 국민 앞에서 회동이라며 시시덕거린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를 향한 불만을 터뜨렸다.
29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경선 후보 간담회는 당 대선 출마자 11명이 모두 모였다. 이자리에서 이 대표는 "8월30일 일정대로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오늘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경선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후보자들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점들을 잘 경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선 출마자들은 돌아가면서 경선 방식 등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다. 우선 김태호 의원은 최근 '친윤석열'과 '친최재형'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재현될 상황을 경계하며 "우리가 망한 경험이 있지 않나.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 하면 경선 이후에 오합지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치 경험은 짧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다 쏟아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며 "경선룰은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만 했다.
안상수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안 전 의원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위원장들을 이미 유인해서 확정해 놓고 바로 그날 치맥파티라며 국민들 앞에서 회동이라고 그야말로 시시덕거렸다"며 "이건 당과 이 대표, 국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서로 진정성 없이 언론 이벤트나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당이 어떠한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각을 덜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경선 과정에서 소위 '진흙탕' 싸움을 경계하면서도 치열한 공방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진 의원은 "여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진흙탕 싸움, 비방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하태경 의원은 "원팀 경선을 하자"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쳐야 본선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2007년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경선이 바로 본선이었다"며 "그만큼 우리가 경선을 뜨겁고 치열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열한 경선 끝에 본선에서 이기는 게 굉장히 쉬웠다"며 "뜨겁게 경선을 치르고, 끝나면 용광로같이 뭉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유승민,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등 총 11명의 대선 후보들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8월23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30일과 31일 대선 후보 접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9월15일에는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후보자를 8명으로 압축한 뒤 2차 컷오프로는 4명의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는 11월9일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경선 방식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