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인 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후보가 당내 별도의 대선 경선후보 검증단 설치에 동의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검증단 설치에 난색을 보이고 있고 이재명·추미애 후보가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어 민주당 선관위원회가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4일 정 후보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기초의원, 광역 단체장은 모두 당에서 검증하는데 가장 중요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검증이 없다"며 "검증이 부실하면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고 후보 검증단 설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경선 초부터 당내 클린검증단 설치를 제안해왔다. 이에 박용진 후보는 "필요시 누구나 검증에 응해야 한다"며 먼저 화답했고, 김두관 후보는 "검증단의 제안을 당이 받아들이면 100만원 이하 전과도 공개될 것"이라고 찬성했다. 이낙연 후보 역시 "민주당을 아끼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정 후보의 마음이 반갑다"면서 "저 역시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레이스가 시작돼 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각 후보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며 "주제로 삼아 논의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논의 가능성에도 "논의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지도부의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의원은 "지도부가 회의적인 이유는 검증기구를 설치해 만약 원하지 않는 검증 결과가 나올 경우 결과를 감당하기 힘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책 검증은 방송 토론회 등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검증단 구성부터 검증 결과까지 경선이 시작된 시점에선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역시는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은 "6명의 후보로 경선을 치르는 시기에 또 검증을 하자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추미애 캠프 측은 "대선 경선은 특별 당헌당규에는 검증기구 설치 조항이 없는데 갑자기 추진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캠프 측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단 설치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하는 상황이다. 정세균 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장경태 의원은 "6명의 경선 후보 중 4명의 후보가 동의한 만큼 당과 여타 후보들은 즉각 검토 후 수용해달라"며 "선관위에서 검증단을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하면 지도부가 거절하거나 거부할 의사는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검증단 설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세균 후보가 선관위에 검증단 설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한 데다 이재명 캠프 측이 이낙연 캠프의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을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했기 때문에 관련 답변과 후속 절차들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4일 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후보가 당내 별도의 대선 경선후보 검증단 설치에 동의했지만 당 지도부와 이재명·추미애 후보가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어 민주당 선관위원회가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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