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이 경기도 성남시와 서울시 강남구에 걸쳐 있는 서울공항 이전 카드를 꺼냈다. 서울공항 부지엔 스마트 신도시를 짓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에코정치'를 주창했다. 박용진 의원은 2030세대의 정책의 하나로 비정규직 청년을 위한 '청년 안식년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네거티브로 정책대결이 실종됐다'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행보에 대항하는 모습이다.
4일 이낙연 의원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을 국민들께 드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비롯해 외국 국빈 전용기 이·착륙과 재난 구호물자 투하 등 기존 서울공항 기능을 서울시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엔 인구 약 10만명 규모의 스마트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강남과 송파, 판교의 업무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 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며 "주택은 공공 주도로 공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서울공항을 이전하면 송파·강남구와 판교·분당 일대의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있고, 이곳에 4만호의 주택을 더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서울공항 이전은 정세균·이광재 두 후보님과의 토론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던 내용"이라면서 "서울공항 이전 부지를 개발하되 그린벨트는 철저히 보호하고,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이익 환수를 100분의50까지 높여서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 이전과 스마트 신도시 건설 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전 장관은 '기후정의'를 기본권으로 담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에코정치 선언'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되어 있는데, 3항엔 '대한민국은 인류생존을 좌우할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생물다양성과 환경을 지키며 누구도 기후약자가 되지 않도록 기후정의를 구현하고, 이를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말을 넣겠다"라며 "탄소배출은 불가피한 현실이 아닌 '미래세대에 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또 "대통령이 의장인 '지혜로운 녹색 대전환회의'를 설치하고 환경부를 '환경정의부'로 확대개편하는 한편 주요 부처에 '에코위원회'를 만들겠다"며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최소 50% 높이고 기후정의에 따른 교육혁명과 녹색전환을 기준으로 한 도시·주거설계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정의'를 기본권으로 담는 개헌을 추진 등 '에코정치'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박용진 의원은 '도전하는 MZ세대를 위한 제안'이라면서 MZ세대로 지칭되는 2030세대를 겨냥한 5대 청년정책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기존의 각종 청년 자기개발 지원 사업을 '커리어성공 계좌'로 통합, 계좌 한도 내에서 각종 자격증이나 학위 취득, 외국어 학습 등 자신만의 전문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자발적 실업자의 실업급여 수급권도 강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비정규직 청년들이 7년간 일하면 1년 동안 통상임금을 받으면서 재충전하는 '청년 안식년제'를 제도화하겠다"면서 "시간제·기간제·파견제 등을 폭넓게 인정하는 대신 퇴직금을 안 주려고 7개월·9개월·11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하는 기업에겐 '청년 안식년제 이행 부담금' 적립을 의무화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7% 이상 수익을 내는 국부펀드를 만들어 청년층의 안정적·장기적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 건설원가 수준의 공급가격에 103%까지 대출을 해주는 '가치성장주택' 모델을 도입해 주거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4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안식년제' 도입 등 MZ세대를 위한 5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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