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균형발전과 수도 이전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총론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각론에 대해선 결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에 앞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입법·사법·행정부의 전면 이전을 주장했으며, 김두관 의원은 전국을 5개 메가시티와 2개의 특별시로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5일 민주당과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후보들은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 이전에 대해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수도 이전을 대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하고 한반도의 국토 비전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활성화를 도모, 지역표심을 확보하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후보는 정 전 총리다. 정 전 총리는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 등 입법·사법·행정의 핵심기관을 옮긴다는 '신수도권 전략'을 내놨다. 참여정부가 구상한 행정수도 이전과 가장 근접한 공약으로 꼽힌다. 정 전 총리는 지난 3일 충북 오송역에서 연 신수도권 비전 선포식에서도 "서울·경기 등에 집중된 수도권이 충청권으로 내려와 신수도권을 만들면 전북·전남·경북·경남도 신수도권과 가까워져 국가 균형발전4.0이 된다"며 "서울 서초동 대법원과 대검찰청 부지엔 청년을 위한 공공주택을 짓겠다"라고 강조했다.
경남 남해군수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 의원은 '5극2특 체제'를 중심으로 한 균형발전을 제1공약으로 꺼냈다. 김 의원은 지난달 1일 출마선언 때부터 "전국을 다섯개 초광역 지방정부(메가시티)와 제주 환경특별자치도, 강원 평화특별자치도 등 2특별도 체제로 개편하겠다"며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양경제'를 내놨다. 수도가 두 개라는 뜻인데, 서울을 글로벌 허브로 삼고 세종을 행정수도로 하겠다는 공약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YTN에서 방송된 민주당 경선 2차 토론에서도 "서울에는 대통령과 외교·안보·국방의 기능을 남기고 세종으로는 다른 행정기능들을 다 옮겨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전국 최대의 광역 지방정부 수장인 이 지사도 균형발전과 수도 이전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이 지사는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4일 토론에서도 "개헌을 한다면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고 해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균형발전과 수도 이전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 의원은 경기도를 북도와 남도로 분할하는 '분도론'을 언급하면서 이 지사와 정책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2차 TV토론이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열린 가운데 정세균(사진 왼쪽부터)·이낙연·추미애·김두관·이재명·박용진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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