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타 후보들의 '2위 견제'까지 늘어나서다. 난국을 타개할 해법은 보이지 않고, 본경선의 가장 중요한 고비인 충청권 지역순회 경선조차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2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여권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29.7%, 이낙연 전 대표는 19.6%를 얻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10%포인트를 넘어버렸다. 지난달 중순 20%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지사와 5%포인트 안팎에서 접전을 벌이던 모습은 실종됐다. 당시 이 의원 측은 후보의 지지율 탄력에 대해 '이낙연 현상' 또는 '양강론'까지 언급하며 '역전론'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 의원의 지지율이 내려간 것도 문제지만 이 지사와 비교해 비호감도가 늘어난 것도 걱정거리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 의원의 호감도는 24%, 비호감도는 62%나 됐다. 이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40%, 비호감도가 50%였다. 이 지사와 비교해 대중적인 호감도는 낮고, 비호감도는 높다는 말이다.
이 의원의 지지율 하락과 비호감도 상승은 이 지사와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황교익 문제와 기본 시리즈 비판 등 이 지사를 따라잡기 위한 일련의 행보가 무리수로 비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으로 흑색선전 공방전에서 한발 물러선 자세를 취한 반면 이 의원은 황교익 보은인사 문제를 제기, 오히려 이 의원 측이 네거티브를 주도하는 것으로 인식되도록 한 역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정세균 전 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이낙연 때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국무총리로 재직한 이 의원도 부동산 정책을 실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수행 검증을 위해 맞짱토론을 하자고 압박했다. 추 전 장관도 검찰개혁 등의 현안에서 이 의원의 개혁성 부족을 지적했다.
이런 탓에 이 의원 측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차 지역순회 경선 결과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충청권에서 벌어지는 1차 지역순회 경선은 본경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큰 고비로 꼽힌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편승효과도 있다 보니 충청권 표는 이 지사 쪽에서 많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면서 "각 후보마다 '2등 해서 결선투표로 가자'라는 분위기인데,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일일이 막는 것도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이 서울시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청년 장애인 자립을 위한 정책제안서 전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디어어토마토 조사는 지난 21~22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ASR(ADD) 무선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