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삼성이 앞으로 3년간 반도체·바이오에 240조원을 투자한다는 ‘통 큰’ 결정에 삼성 그룹사 전 종목에 화색이 돌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11일 만에 나온 대규모 투자 결정은 그간 주식시장에서도 기다려온 소식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도 일부 해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에 따라 수혜 업종도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보다 0.13%(100원) 오른 7만5700원에 거래를 마감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7만6600원까지 치솟은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하락 전환했지만 결국 상승세로 마감했다.
서초동삼성사옥. 사진/뉴시스
이날 삼성 그룹사 전체인 17개사 중 호텔신라와 에스원만 소폭 하락했으며 나머지 13개사 종목은 상승했다. 삼성카드와 제일기획은 보합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0.73% 올랐다.
다만 대규모 투자 소식에도 불구하고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일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1,2분기 전방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또한 하향 조정이 시작됐다”면서 “반도체 부문의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은 내년 실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멈추는 시점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분야에 집중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일 기업 투자 규모로는 역대급인 삼성의 투자 방향은 우선 반도체가 중심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90%에 해당하는 217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국내 예상 투자액 180조원은 삼성전자 169조원, 그룹 계열사의 설비 및 R&D(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11조원 분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발표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투자 센티멘트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하다”고 말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메모리 섹터 보다는 비메모리 섹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익IPS,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테스나, 네패스, 엘비세미콘, SFA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이 수혜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하나마이크론(067310)은 비메모리 시장 대응을 위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150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전일과 비교해 7% 가량 급등했다.
아울러 바이오 업종에 대한 삼성 투자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재 연구원은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디스플레이, 핸드셋에 대한 내용은 찾아 보기 힘들지만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삼성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됐다”면서 “팬데믹 이후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생산능력 확보가 국가 안보와 경제 활동에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수혜 기업으로는 마이크로디지탈이 꼽힌다.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배양백을 생산 중인 기업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이후 세포배양백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마이크로디탈의 주가도 전날보다 16% 오르면서 투자 매수세가 몰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소식으로 관련 수혜 업종과 종목군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수급이 몰리면서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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