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파업 임박…"국비 지원 말고는 답 없어"
최근 5년간 전체 손실 비중 53.5% 차지
2040년 이후 무임손실 9억~12억원 예상
서울교통공사 노사·서울시까지 한목소리
"교통복지로 손실…코레일 처럼 국비 지원 필요"
2021-08-29 14:43:03 2021-08-29 14:43:03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만성적자를 원인으로 한 서울교통공사의 총 파업이 내달 14일로 예고된 가운데, 공사 노사는 물론 서울시까지 정부 지원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교통 복지 실천에 따른 적자인 만큼 코레일 처럼 국비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교통동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1조1137억원으로 전년 5865억원 대비 89%가 급증했다. 노인 등 법정 무임승차를 재정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최근 5년간 발생한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평균 6299억원인데, 이 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53.5%(3368억원)에 달한다.
 
향후 무임수송으로 인한 적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고령화로 인해 무임승차가 가능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손실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의 무임수송 혜택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올해 16%에서 2047년 37%로 확대된다. 2040년 이후 예상되는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승차 손실은 9조~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6년 째 같은 운임, 노인 등 무임수송으로 인한 만성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운수수입이 급감하면서 적자가 조 단위로 불어났다. 
 
국영철도인 코레일은 철도산업발전 기본법을 근거로 국토부로부터 무임손실을 보전 받고 있다. 코레일은 2015~2019년까지 연 평균 1374억원의 무임수송 손실 비용을 지원 받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은 무임수송에 대한 정부 지원 근거가 없다.
 
서울교통공사는 구조조정이 연간 1300억원 인건비 절감에 그치는 수준이라, 만성적자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 한다고 보고 있다. 무임수송 손실 비용을 국가 복지로 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인 등 무임수송은 노인복지법 등 6개 법률을 통해 복지차원에서 시행되는 국가사무임에도 지원근거가 규정되지 않은 입법 미비 상황"이라며 "거주지에 상관없이 연령 등 해당요건을 갖춘 이용자는 도시철도 이용 시 혜택을 받게 되는 구조이므로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복지제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을 올릴 수도 없는 시기"라며 "서울시 차원에서 재정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 정책을 실천하며 발생한 적자인 만큼 국비지원도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적자를 1조60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무임승차 손실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서울 지하철은 내달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공사가 국비지원으로 재정 손실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의견을 내놨지만, 정작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으면서 노조 측과 갈등이 골이 깊어졌다.
 
지난 6월 공사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 직원의 10%가 넘는 1971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하고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서울 지하철 노조는 지난 20일 81.6%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1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역에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선전물이 붙어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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