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HMM(011200) 노사가 이번주 재교섭에 나서면서 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노사 모두 당초 제시한 임금 인상률을 아직 고수 중인 가운데 최악의 물류대란을 부를 파업을 막기 위해 정부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내달 1일 오후 2시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재교섭을 진행한다. 앞서 육·해상노조와 사측은 3차례에 걸쳐 각각 교섭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합의에 실패했다.
해상노조의 경우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육상노조 또한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회사의 제시안에 직원들의 불만이 큰 만큼 육상노조도 파업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주 파업 시 약 68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현재 해상 물류대란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노조 또한 파업은 최대한 피하자는 분위기다.
양측은 아직 입장 차이를 좁히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앞서 임금 5.5% 인상과 기본급 100% 수준의 격려금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 반발이 크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장려금 200% 지급을 중심으로 수정안을 내놨다. 여기에 교통비 월 10만원, 복지카드 포인트 연 50만원 인상 등을 포함하면 실질 인상률이 10.6%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HMM 노사가 내달 1일 재교섭에 돌입하면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HMM 해상노조
반면 노조는 동종업계 수준으로 근무 여건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임금을 25% 인상하고 성과급은 1200%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사측과 합의에 이르기 위해선 이보다는 인상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노조는 적어도 외부 컨설팅을 통해 나온 수치인 11.8% 이상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외부 컨설팅은 했지만 임금 인상률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나온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컨설팅 수치를 떠나 동종업계 수준으로 연봉을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재교섭이 결렬되면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 파업 시 수출 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에서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HMM 사측과 노조를 비롯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 노사 갈등에 대해 문 장관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율적인 협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수출입 물류 관련 부처와 노사 양측, 채권단과 협의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혀 극적 합의에 이르더라도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직원 이탈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해상 직원 중 일부는 과도한 업무에 따라 근무를 지속할 수 없다며 노조의 단체사직 보류 결정과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한국 선원을 모집한 스위스 선사 MSC로 이직을 시도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사측은 MSC가 계약직을 채용하고 있어 실제 이직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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