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회주택을 예산 낭비의 공적으로 삼으면서 사회주택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서울시장 오세훈TV’에 ‘서울시장 오세훈TV’에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슬쩍 넘어가시려고?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사회주택에 세금 2014억원 낭비 △사회적경제주체 대신 SH공사 직접 운영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 △점검대상 47% 임대료기준 위반 △사회주택 38%만 등록관리 △조합원 입주 특혜 등을 주장하며 사회주택 사업 재고와 법적 대처 검토를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자신의 유투브 채널에 올린 영상.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이에 한국사회주택협회는 30일 ‘서울시민을 위한 사회주택을 모독한 오세훈 시장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오 시장이 올린 영상이 정상적으로 추진된 사회주택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사실관계를 자극적으로 왜곡했다고 맞섰다.
서울시가 2015년 사회주택 조례를 제정한 이후 2016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사회주택을 공급하는 데에 들어간 예산은 총 1351억원에 달한다. 올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의 사회주택 공급 예산은 173억원이다.
173억원 가운데 사업자에게 들어간다고 볼 수 있는 예산항목은 이차보전금 1억1300만원, 토지임대료 지원 16억1700만원,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8억원 등 합쳐서 24억3000만원 수준이다. 서울시나 SH공사 소유 토지 위에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주체가 사업비를 조달하는데 들어가는 금융비를 보조하거나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데 들어가는 공사비다.
예산 비중이 높은 토지지원리츠 사회주택 102억원과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40억원은 모두 출자금으로 토지를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예산이다. 리모델링형이든 토지지원리츠든 토지임대부든 소유형태나 운영방식에 차이를 보일 뿐, 공공이 해당 토지를 소유하며 건물에 투입되는 비용은 사업자인 사회적경제 주체 부담이다.
이한솔 협회 이사장은 “서울시가 1000억원의 예산으로 토지를 구입하면, 사업자가 건축비, 금융비, 운영·관리비를 부담해 입주자 절감 비용까지 합쳐 7500억원의 정책효과가 나온다”며 “서울시가 서울 시내에 공공자산을 확보하고 자산가치 상승 이익을 얻는 것은 덤”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의 경우 조합원 가입을 의무화하지만, 조합 가입이 누구나 차별 없이 가능하며 조합원 가입 규정은 협동조합 모델 취지에 맞춰 서울시 사전 협의 아래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임대료 기준 위반의 경우 입주자들이 보증금을 많이 내는 대신 임대료를 적게 내고 싶어하는 요구사항을 반영해 서울시 확인 아래 보증금을 높이고 임대료를 낮춘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월세 전환 비중 가이드라인을 넘긴 곳이 발생했지만 주위 대비 임대료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규정 위반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 이사장은 “사회주택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입주자들과 주거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협회는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며, 사회주택 활성화의 주체인 서울시의 원만한 협업을 위해 시장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며 “서울시민에게 가장 중요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주택 정책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사회주택에서 입주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