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올해 특례상장기업, 일반상장 수익률 두배
자이언트스텝·맥스트, 공모가 7배·3배 뛰어
"물 들어올 때 노젓자"…특례상장 최다
"내년 특례상장 여건은 '글쎼'"
2021-09-05 12:00:00 2021-09-05 12: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을 틈타 특례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 대다수가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상장은 기업이 상장 요건에 미달해도 미래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고 상장심사를 받게 해주는 제도다. 올해에만 벌써 24곳이 기술·성장성 특례 제도로 상장했는데, 이들의 주가는 일반 상장사보다 약 두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 여건이 특례 상장사들에게 유리했던 만큼 상장 건수도 많고 주가 흐름도 좋았지만,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특례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모두 24곳이다. 지난해 최다 기록인 25곳을 곧 돌파해 연내 30개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례상장은 기업의 현재 영업 실적이 미미해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췄다고 인정받을 경우 상장시켜주는 제도다.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는데, 정해진 기관에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기술특례'와 증권사가 상장 주선인으로서 후보 기업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천하는 경우인 '성장성특례'가 있다.
 
이들 24개 특례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92.7%로, 일반 상장사(스팩 제외) 53.3%에 비해 높다. 
 
올해 상장한 기술성장기업 중 가장 높은 수익률(지난 2일 종가 기준)을 보이는 곳은 자이언트스텝(289220)으로, 공모가 대비 649.1%의 수익률 내고 있다. 지난 3년 연속 적자를 냈지만,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면서 영상기각효과 기업인 자이언트스텝에 투자자가 몰렸다. 회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3D 캐릭터를 구현하는 기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기술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메타버스주 맥스트(377030)도 기술특례기업으로, 공모가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지난달 상장한 채용 중계서비스 기업 원티드랩(376980)도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뒤 286%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박종식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장은 "기술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일반기업보다 크기 때문에 주가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시장이 좋다보니 그 경향이 세졌으나 내년엔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두가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건 아니다. 성장성특례로 상장한 진시스템(363250)은 지난 2일 공모가(2만원) 대비 30% 낮은 1만4000원 아래서 거래를 마쳤다. 진시스템은 코로나19 분자진단 기술을 갖춘 회사로, 진단키트 매출 비중이 크다. 성장성 특례의 경우 6개월 이내에 공모가 90% 가격으로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관사에 되팔고 나올 수 있다. 
 
특례상장 새내기들이 증시에 입성하기에 좋은 여건이 올해까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례상장 건수도 올해를 정점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박 부장은 "작년부터 시장이 좋아지면서 꽤 건실하고 성장성 높은 기업들은 서둘러 상장했다"며 "내년부터는 기업 수요도 적어지고, 시장 상황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례상장 기업들에게 여건이 불리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주가 역시 내년과 내후년 기술성장기업들의 경우 시장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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