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쌍두마차로 불리는 아이오닉5과 EV6가 반도체 수급난을 뚫고 순항하고 있다. 적체됐던 주문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면서 출하량이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따라서 그간 일각에서 제기됐던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3월부터 양산되기 시작한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공장 출하 기준 4월 3205대를 시작으로 5월 5335대, 6월 8122대까지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7월과 8월 공장 출하가 각각 8068대, 7592대로 최근 3개월 월평균 8000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생산량이 늘면서 판매량까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아이오닉5의 소매 판매는 4월 114대를 시작으로 5월 2333대, 6월 4661대, 7월 5272대, 8월 5769대까지 늘어났다. 소매 판매는 구매 고객에 출고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고객에 정상적으로 인도된 차량 수치가 매달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오닉5는 최근 3개월 간 국내 시장에서 매달 3500대 안팎의 차량이 판매됐다. 특히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에서의 소매 판매가 5월 414대에서 6월 994대, 7월 1825대, 지난달 2432대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 사진/조재훈 기자
기아의 EV6도 마찬가지다. EV6는 지난 3월 사전예약 첫날 2만1016대의 사전 예약 건수를 기록하며 기아의 승용, SUV을 통틀어서 역대 최다 대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는 올해 판매 목표치 1만3000여대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EV6는 아이오닉5 보다 출하량 증가세가 빠른 편이다. 지난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EV6는 한달 만에 5511대를 생산했다. 이 중 내수가 1911대, 수출이 3600대로 집계됐다. 수출 물량 중 대다수는 현재 유럽 시장으로 운송 중인 상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은 최근 생산이 늘면서 수출물량도 늘어나고 있음을 고려하면 8000대 수준인 월 기준 목표까지는 도달 가능할 것"이라며 "EV6도 현재의 생산 기조를 감안할 때 연말까지는 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과 기아 EV6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장착한 각사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플랫폼이란 자동차의 '뼈대'다. 전용 플랫폼은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고 차량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간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내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생산해왔으나 내연차 구동을 위한 불필요한 구조와 요소 때문에 전기차를 제대로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자동차의 모든 핵심 기능을 하부에 담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아이오닉5, EV6의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지금 보다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단 많은 차가 생산돼서 공급이 돼야하는 상황으로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줘야 하는 시점"이라며 "타이밍에 맞춰서 소비자들한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전력을 다해 생산량을 늘려야한다"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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