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2강'으로 꼽히는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서로 대비되는 일정으로 추석민심 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과 경남을 찾아 지역 민심을 청취한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영남 민심을 이번 추석 연휴에 확실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를 추월하기도 한 홍 후보는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는 'MZ세대'와의 소통에 주력한다.
윤 후보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과 경남 민심 공략에 돌입했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이자,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 다수 있는 곳을 방문해 승기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첫 일정으로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향했다. 다만, 과정은 험난했다. 윤 후보의 방문 소식을 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와 박 전 대통령 구속 책임을 윤 후보에게 따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 후보는 가까스로 생가에 들어가 분향을 마친 뒤 서둘러 자리를 떠야 했다. 예정됐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도 하지 못한 채 다음 일정 장소로 이동했다. 이후 윤 후보는 영덕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뒤 포항과 경주를 차례로 찾아 지역 민심을 듣는 일정을 소화했다.
18일에는 경남으로 이동해 창녕·진주·마산·창원·김해 등 다섯 곳의 전통 시장을 찾는다. 차례 음식 마련을 위해 시장을 찾는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바닥 민심부터 샅샅이 훑으며 지역 표심을 확고하게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역 시장이 추석 민심을 청취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판단해 정한 일정"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위로를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영정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홍 후보는 최근 자신의 지지층으로 급부상한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윤 후보와 차별화한다. 오는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20·30세대와 온라인으로 만난다. 홍 후보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라이브 방송은 홍 후보가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댓글을 선정해서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질문을 올리고 대화를 나누면서 청년 정책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밝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한 일정도 병행한다. 홍 후보는 이보다 앞서 1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는 '안보' 행보에 나선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의 안보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여 대변인은 "임진각 일정은 추석을 앞두고 실향민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찾는 것"이라며 "마침 그날(18일)이 3년 전 남북정상회담의 평양 회담을 했던 날이다. 이와 관련한 대북 경고 메시지도 함께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권 예비후보가 지난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홍준표 캠프 제공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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