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70% 넘겼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정부 "이스라엘과 1차 접종률 같은 수준" 자평
전문가들 "1차 접종 의미없다"…면역 감소 우려
2021-09-21 12:01:03 2021-09-21 12:01:03
서울 성북구 백신접종센터.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당초 설정한 목표대로 추석 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돌파했다. 정부는 1차 접종률 기준 미국이나 일본보다 앞서고,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초기 접종자들의 면역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71.1%로 집계됐다. 2차 접종 완료률은 43.2%다.
 
앞서 정부는 추석 연휴 전까지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8일 70.3%를 돌파했다.
 
기한에 맞춰 1차 접종률이 올라가자 정부는 해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목표 접종률까지 1%만을 남겼던 지난 17일 이기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본은 지금 64.9%기 때문에 우리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고 미국도 63.47%"라며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는 이스라엘이 69% 정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통제관은 또 1차 접종만으로도 중증 예방효과나 사망률 감소 효과가 크다면서 1차 접종률 70%에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서초구 사당역 임시선별검사소 옆에 설치된 현수막. 사진/동지훈 기자
전문가들 평가는 다르다. 1차 접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차 접종률 70%는 의미 없다"라며 "확진자가 줄어들고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실제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상 접종률 자체에 연연해선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1차 접종률 70%에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라며 "접종 완료자 비율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지난 2~3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초기 대상자들의 항체 수준이 낮아져 감염 위험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까지 개발돼 허가를 받은 백신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중화항체가 등이 감소한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접종되고 있는 화이자 백신도 2개월이 지날 때마다 항체가가 6%씩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마 위원장은 "접종 완료자 중에서도 5~6개월 지난 사람들은 백신을 안 맞은 것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이들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비교적 초기에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항체가가 떨어져서 돌파감염에 취약하고 암 환자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장기 이식 환자, 고령층은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쉽게 말해 감가상각이 빠르다"라며 "이런 분들에게는 기본 접종을 한 달 간격으로 세 번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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