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으로 헌혈자가 줄면서 하루 5일분 이상을 유지해야하는 혈액보유량이 3일분으로 급감하고 있다. 헌혈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2019년보다 헌혈 참여자가 13만명 이상 줄면서 혈액 보유량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에 불과했다. 혈액형별로는 O형 3.2일분, A형 3.7일분, B형 4.5일분, AB형 3.9일분이다. 혈액 보유량이란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혈액량과 검사 종료 후 의료기관에 공급 가능한 혈액량을 합친 것이다.
혈액보유량의 적정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이다. 일일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 미만일 때부터는 혈액 공급에 부족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간주한다. 적정 수준인 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단계,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분류된다.
헌혈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원활한 혈액 공급에 난항을 겪게 된다.
김대성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수급관리팀장은 "혈액 보유량이 3일분 이하가 되면 응급 상황에도 수혈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혈자가 급감한 데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 영향이 크다.
헌혈량 통계를 보면, 지난 2013년 271만건, 2014년 284만건, 2015년에는 287만건까지 올랐지만 이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면서 2016년 265만건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271만건, 2018년 268만건, 2019년 261만건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인 후 코로나발 여파로 지난해에는 244만건으로 급감했다.
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이다. 사진은 2011~2021년 연간 헌혈량. 그래프/뉴스토마토
특히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에 비해 올해 헌혈자는 13만명 이상이 줄었다.
올해 1~9월까지 헌혈자는 총 180만4168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9월은 9개월간 194만3129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헌혈자 13만8961명이 사라진 셈이다. 2020년 1~9월은 총 180만6675명으로 올해보다 2000여명 많았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 수가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는 시기에는 감염 우려로 개인 헌혈자와 직장, 학교 등 단체 헌혈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예약 취소가 많았던 시기에는 건수가 300여건에 달한다.
다만, 군부대 등에서는 헌혈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 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던 지난 5~7월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매달 3만건이 넘었다. 5월 2만4656건, 6월 2만8185건, 7월 1만9693건이었던 건수가 8월에는 3만6697건으로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세로 현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면서 헌혈자 늘리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대한적십자사는 혈액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확진자 정보를 제공받고 확진자의 헌혈을 배제하고 있다.
김대성 수급관리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가 급감하고 예약 취소도 나오고 있다. 고등학생이나 민간 단체, 기업체들의 헌혈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호소했다.
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이다. 사진은 헌혈에 참여하는 한 공무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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