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화(ICT) 기관 대상 국정감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으로 열렸지만, 이번에도 시스템 불안정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ICT 강대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산업을 주도해야 하는 ICT 기관이 2년 연속 화상회의조차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것이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산하기관장들이 화상으로 국정감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8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을 대상으로 영상 국감을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도 참석했다.
김창용 NIPA 원장·이원태 KISA 원장·정한근 KCA 원장·문용식 NIA 원장·민기영 K-Data원장·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국감에 참석했다. 지난해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회 최초로 진행한 비대면 국감을 올해도 이어간 것이다. 첫 비대면 국감 당시 영상·음성 송출 불안으로 진행에 차질을 빋었다. 음성 장비 불량으로 의원들과 기관장들 사이에 소통이 잘 안되는가 하면, 영상이 멈추기도 하는 등 해프닝이 발생했다.
올해도 비대면 국감 진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첫 순서인 각 기관장 인사말에서부터 음성 문제가 발생했다. NIPA에 이어 두번째로 인사말을 하려던 이원태 KISA 원장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 차례를 건너뛰고 진행됐다. 마지막 순서인 민기영 K-Data 원장 때는 기계음이 섞여 나오는 등 음성 연결 상태가 고르지 못해 진행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8일 오전 과기정통부를 포함한 6개 기관이 모두 화상으로 국감을 시작했으나, 민기영 K-Data 원장은 시스템 문제로 오후부터 현장 참석을 해야했다. 왼쪽은 오전, 오른쪽은 오후 화상회의 시스템 화면.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K-Data는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 연결에도 문제가 생겼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K-Data의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 예산에 관련된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민기영 원장의 화면이 꺼진 것이다. 곧바로 민 원장의 화면이 돌아왔지만, 질의를 제대로 듣지 못해 결국 홍 의원은 처음부터 질의를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답변하기 싫으니 나가신 것이냐"며 우스갯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K-Data의 화상회의 시스템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자, 결국 민기영 원장은 오후 질의 때 현장에 참석하게 되면서 완전 비대면 국감의 의미가 퇴색됐다.
8일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 현장 나온 민기영 K-Data 원장.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한편, 이날 자가격리를 이유로 오전 질의에 참석하지 못한 조경식 차관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조 차관은 지난 3일부터 OECD 각료회의 참석차 해외 출장을 갔다 지난 7일 밤 귀국했다. 이날 오전 조 차관을 대신해 국감에 참석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조경식 2차관은 10월3일부터 7일까지 외국을 갔다가 코로나19 음성, 양성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음성으로 판정되면 즉시 참석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국정을 차질없이 진행하자고 비대면 국감을 하는 것 아닌가"라며 "충분히 미리 준비할 수 있었는데 국감을 무시하는 건지 과방위를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 차관은 이날 오전 질의 막바지인 정오를 넘겨서야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국감에 참석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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