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영장심사를 앞둔 가운데 이번 사건의 또 다른 관련자인 남욱 변호사가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남 변호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와 연관이 있는 발언을 하면서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진술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귀국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에서 조사받을 계획이다.
검찰은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제출받은 녹취파일을 바탕으로 이번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의 일부 발언이 해당 녹취파일의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도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녹취파일의 신빙성을 부인하고 있는 김씨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정 회계사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녹취파일 19개를 제출받았다. 이 녹취파일에는 정관계 인사를 위해 김씨가 마련한 로비 자금의 규모가 총 350억원에 이른다는 대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김만배 회장이 350억원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 비용 문제로 다툴 때 이게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50억원씩 7분한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그 얘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 간에 이익의 배분 비율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 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 녹취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또 남 변호사는 이번 수사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서는 "유동규 본부장이 의사 결정권자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윗선까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유 본부장이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결정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의 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이라고 밝혔다는 자술서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남 변호사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김만배 회장은 돈 문제가 나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입장을 바꾸셨기 때문에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도 의문을 가지고는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제가 직접 유 본부장한테 들은 바가 없으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해명하거나 사실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12일 오전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와 취재진과 만나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의심의 여지 없이 화천대유 것이고, 화천대유는 내 개인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다음 날 자정을 넘겨 14시간이 넘도록 조사를 진행했고, 같은 날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횡령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김씨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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