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티빙, 라인 '텃밭' 일본·대만서 해외진출 협력 첫 발
2023년까지 아시아 선진 시장 진출 목표
이후 미국·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확대
"글로벌 OTT, 언젠가 붙을 사업자…홈그라운드 1차전, 오히려 다행"
2021-10-18 15:07:25 2021-10-19 08:30:45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티빙에 가야 K 콘텐츠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목표룰 국내외 사업에 담아보고자 한다."(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왼쪽)과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가 18일 티빙 커넥트 2021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티빙
 
CJ ENM(035760)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라인'과 함께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첫 타깃은 일본과 대만이다. 라인이 국민 메신저로 확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임과 동시에 동남아 시장으로 나아갈 발판이 되는 곳이다. 티빙은 2023년까지 일본·대만 진출을 완료하고 향후 미국·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집중 투자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D2C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직접 서비스하겠다는 포부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18일 티빙 독립 출범 1주년 기념 온라인 간담회 '티빙 커넥트 2021'에서 "2023년까지 일본·대만 등 아시아 선진 시장 진출을 완료하고 바로 미국·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빙은 일본과 대만이 K 콘텐츠에 우호적이면서도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다음 지역으로의 확장을 꾀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 첫 해외 진출 목표지로 삼았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일본과 대만에서는 SVOD(구독형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다음 타깃으로 북미 시장을 정한 이유로 "미국은 아시다시피 세계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규모가 가장 크고 K 콘텐츠 팬덤이 급 성장하고 있다. 반드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소개하고 싶은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일본과 대만 진출 파트너로 라인을 택했다. 아직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민 메신저'라 불리며 일본과 대만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라인과 협력하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네이버와 CJ ENM 협력관계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서 국민 메신저를 구축한 라인의 빠른 성장 동력과 글로벌 사업 역량, 강력한 K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티빙의 역량을 합치면 아시아 대표 OTT 플랫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본격적 파트너십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등에서 1위 메신저 서비스로 등극했다. 라인은 현지화 전략으로 전 세계 230여개 국가에 서비스를 운영하며 약 2억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과 라인은 아시아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를 작성하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만들고 있다. 
 
티빙은 라인 외에도 복수의 글로벌 미디어 회사과 해외 진출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K 콘텐츠 외에도 현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양 대표는 "강점은 (하던 대로) 잘 하면 되고, 약점 보완은 파트너와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제 글로벌 진출은 디폴트(기본값)"라는 이 대표의 발언처럼 티빙은 모든 콘텐츠를 글로벌 향(向)으로 제작할 방침이다. 이는 예능이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음악 등 티빙이 접근하는 모든 장르에 적용된다. OTT 사업 특성상 글로벌로의 확장 없이는 규모 있는 사업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과 대만,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을 넘어 중남미까지 진출할 꿈을 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를 가진 콘텐츠가 먹힌다는 공식이 정형화되고 있다"며 "마케팅이나 플랫폼 측면에서저희가 가장 잘하는 K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맞출 수 있는 장치를 신경쓰는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왼쪽)과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가 18일 티빙 커넥트 2021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티빙
 
글로벌 시장을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거대 해외 OTT의 국내 진출에 대해, 티빙은 오히려 '예방주사'가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HBO맥스·애플TV·아마존프라임 등 거대 자본과 막강한 지식재산권(IP)을 가진 OTT와 먼저 맞붙을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OTT 사업이라는 본질적 특성이 글로벌화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맞닥뜨릴 사업자와 홈그라운드에서 1차전을 치른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티빙은 출범 1년만에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으며 유료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다. 이 대표에 따르면 티빙은 독립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여고추리반·환승연애·유미의세포 등 총 25개의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를 발표했다. 이에 티빙의 누적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대비 206% 증가했으며, 티빙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건수는 251% 늘었다. 양 대표는 "올해 신규 구독자들이 티빙 오리지널·독점 콘텐츠를 얼마나 보는지 보여주는 UV(Unique Visitor)수치는 75%에 달한다"며 오리지널 콘텐츠가 티빙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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