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가 경영권 쥔 네오리진, 유증 '빨간불'…경영권 분쟁 해소가 관건
소송 등 법률 비용만 매출액 대비 11% …유·무상증자 후 발행신주, 전체주식의 85.9%
2021-10-21 06:00:00 2021-10-2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20일부터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에 들어가는 네오리진(094860)의 유증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경영권 분쟁 소송에 따른 비용 이슈가 향후 실적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이번 유무상증자 후 발행신주가 전체주식의 90%에 육박하는 점도 향후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이슈로 부각될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오리진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양일간 구주주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259억6000만원 규모로 총 295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가액은 기준주가(1572원) 대비 25%할인된 880원이다. 일반공모 청약은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표/뉴스토마토
 
네오리진은 25%의 높은 할인율에 더불어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 유상증자 이후 보통주 1주당 0.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동시에 진행한다. 네오리진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주들에게 무상증자 등의 당근을 제시했지만, 유상증자 흥행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네오리진의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발행주식수 대비 과도하게 많은 신주발행으로 주주가치 희석과 대규모 물량 출회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앞서 네오리진은 지난해 중국계 게임회사 ‘뮤조이’에 인수된 이후 소수주주들을 상대로 수차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소송은 지난 2012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정관 변경이 계기가 됐다. 해당 정관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초다수결의제’로 적대적 M&A와 관련한 이사 선임 등에서 발행 주식의 4분의 3 이상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소수주주들은 해당 정관이 “소액주주들의 견제와 감시를 차단한다”며 정관의 효력 정지 등 관련 소송을 이어왔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된 소송만 3건에 달하며, 최대주주 변경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는 소수주주들의 결집으로 임시주총에서 회사가 결의한 모든 안건이 부결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 소송은 회사의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오리진은 올해 상반기 게임 매출 증가로 전체 매출이 125% 급등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실적 부진은 경영권 분쟁 관련 법률비용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에 네오리진이 지불한 법률비용만 13억원으로 상반기 전체매출의 11%에 달한다.
 
특히 소송의 계기가 됐던 ‘초다수결의제’ 정관이 현재도 유지되는 상황으로 추후 추가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네오리진의 기업실사를 진행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재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은 없지만, 2020년 이후로 해당 정관과 관련해 총 11건의 소송이 제기됐다”며 “현재 정관의 내용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동일한 항목으로 소송이 제기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네오리진측은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네오리진 관계자는 “향후에 경영권 분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며 “그 당시에는 경영권 인수 이후 과도기가 있었고, 10%에 불과했던 최대주주의 지분도 15%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론, 당시 게임 공식 출시가 미뤄지면서 소수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올해 3월달에 소수주주 대표와 미팅을 통해 합의를 봤던 만큼 앞으로 동일한 문제가 가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오리진의 발행주식 수 대비 과하게 많은 신주 발행 규모도 부담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네오리진의 신주 2950만주는 네오리진의 전체 발행주식의 54.96%에 해당한다. 여기에 무상증자로 추가 상장되는 주식(1663만572주)을 더하면 전체 주식 수량의 85.94%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실제 네오리진의 유무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네오리진이 최초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발행한 지난 8월23일 이후 이날까지 네오리진 주가는 21.65% 급락했다. 네오리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유상증자 규모도 354억원에서 259억6000만원으로 26.67%나 감소했다.
 
오버행 우려에도 네오리진은 유상증자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네오리진 관계자는 “할인율이 25%로 오늘 주가를 기준으로하면 30%에 달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론 유상증자 공모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며 “통계적으로 봤을 때도 유상증자 할인율이 20%를 넘어서면 흥행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